<월요포커스> 유닉스전자 이충구 회장

 『소형가전 전문업체 중 자사 브랜드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곳은 흔치 않습니다. 한국인이 인정한 유닉스를 세계인이 인정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가겠습니다.』

 이미용기기 전문업체인 유닉스전자의 이충구 회장(61)은 올해 최대 과제를 글로벌화로 잡았다.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소규모업체들끼리 아귀다툼하듯 싸워서는 당장의 수익은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안정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올 초부터 전담 사업부를 조직해 기술개발·제조·마케팅·판매 등 전분야에서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그 첫 단계로 해외 소형가전 전문업체와 일부 품목에서만이 아닌 전사적 제휴관계를 체결할 예정이다.

 글로벌화를 위한 노력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16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생활용품박람회에 참가해 현지업체와 전자혈압계를 연간 10만대 정도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다음달 초에도 파리에서 열리는 콤포텍에 참가, 가전분야의 세계적 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유럽지역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글로벌화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도 쉽지 않은 과제. 일부에서는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이 세계화에 대한 섣부른 환상에 기대고 있으며 성공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유닉스전자의 글로벌화 전략은 그저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으로서 수립된 것입니다. 국내 중소기업도 대기업 못지 않게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처럼 유닉스전자가 글로벌화 전략을 적극 추진할 수 있었던 데는 국내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 덕분이다. 유닉스전자는 지난 70년대 말부터 소형가전 개발 및 생산에 힘써온 전문기업으로 이미용기기 부문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춰 외산이 거의 장악하다시피한 소형가전 시장에서 유일무이하게 드라이어부문 시장을 굳건히 지켜왔다. 다른 부문에서는 기세를 떨쳤던 필립스나 브라운도 헤어드라이어 시장에서 만큼은 유닉스 장벽에 부딪혀 주저앉았던 것. 이 때문에 유닉스전자는 국내 중소기업 중 드물게 외산과 경쟁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글로벌화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이나 후발국이 아닌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으로 진출하려면 탄탄한 자금력뿐만 아니라 상당한 기술력과 디자인 감각을 비롯해 글로벌 마케팅에 대한 노하우와 투명경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는 이런 생각에서 연구개발에 매출의 5%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 지난해에는 전문 연구인력을 모아 자체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미 고급기술을 요하는 습식형·3날형 면도기 등을 자체기술로 개발했고 올해 안에 반도체를 이용한 센서를 부착한 면도기와 의료기기 신제품도 선보일 방침이다. 한편 올 가을에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구축해 전세계적인 홍보와 판매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일련의 글로벌화 전략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자금이다. 유닉스전자는 현재 코스닥 등록을 추진중으로 올해 말께면 주식투자자들과의 투명한 만남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