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1세기 과학기술 미래를 연다 (11)

정보통신연구진흥원 강상훈 원장

 「인재를 키우고 기업을 키웁니다. 기술을 키우고 산업을 키웁니다.」

 이 말은 한국정보통신연구진흥원(원장 강상훈) 홍보책자에 들어 있는 말이다.

 이 말 속에는 정보통신분야 대표적 지원기관인 진흥원의 추진업무, 목표, 과정 등이 모두 함축돼 있다.

 진흥원은 92년 이후 정보통신분야 기술예측, 기술수요조사 및 연구기획, 정보화촉진기금 운용 관리, 정보통신연구개발사업의 관리 평가, 전문인력 양성, 산업화촉진, 정보통신 중소·벤처기업 육성, 연구기반조성 사업들을 수행해 왔다.

 지난 95년 정보통신연구관리단에서 정보화촉진기금 관리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진흥원의 위상은 급격히 격상됐다.

 지난해 1월에는 ETRI 부설기관에서 독립법인으로 발족하면서 정보통신분야 전문기획기관, 평가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지난 99년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은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습니다. 직원들의 노력으로 독립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으며 정보통신기술이전센터와 해외정보통신기술협력센터의 설치로 정보통신 지원의 큰 틀을 갖추게 됐습니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강상훈 원장은 정보통신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정보화촉진기금 운용, 출연사업, 융자사업 등 자금관련 사업을 주로 추진해 왔으나 센터의 설립으로 기술이전, 해외 마케팅을 총괄할 수 있는 틀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강 원장의 말대로 진흥원은 2조2875억원의 정보화촉진기금을 통한 연구개발 지원은 물론 정보통신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마케팅 주관기관으로 태어나게 됐다.

 진흥원은 93년부터 99년까지 기술개발, 인력양성, 정보통신 표준화, 기반조성 등 출연사업에 총 1조6853억원을 투입해 국내 정보통신의 기틀을 다졌다.

 첫 해 53개를 지원했던 출연과제도 98년에는 1213개로 대폭 늘어났다.

 출연사업의 성공으로 20조1771억원에 이르는 시장창출효과, 4조2146억원의 수출증대효과, 4조7457억원에 이르는 수입대체효과, 6만2475명의 고용창출효과를 거두는 경제적 성과를 올렸다.

 그 사이에 특허 4510건, 소프트웨어 등록 4325건 등 총8835건의 지적재산권 실적을, 국제논문 3741건을 포함해 총9311건 논문발표라는 실적을 거뒀다.

 『오늘날 정보사회의 기반을 이루는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은 90년 이후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진흥원도 이같은 정보통신 발전에 큰 기여를 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현재 코스닥에 등록된 대부분의 IT업체들은 진흥원에서 선정한 우수기업들이며 이들은 정보화촉진기금의 출연·융자사업을 받아 첨단 기술을 개발한 업체들입니다.』

 강 원장의 말대로 진흥원은 출연·융자사업을 통해 자금난에 허덕이는 정보통신 중소기업에 자금을 대주는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융자사업은 IMF사태라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 경우다.

 정부가 사업수행자에게 필요한 자금을 융자형태로 지원하는 이 사업은 과제당 3억원에서 20억원까지 6%에서 6.5%의 저리로 융자, 기업 연구개발의 도화선이 됐다.

 지난 93년 1040억원의 지원금에 출발한 융자사업은 99년 6350억원으로 증가할 만큼 규모면에서 크게 늘었다. 이제까지 2조3710억원이 6448건의 과제에 투입돼 새로운 신기술을 만들어냈다.

 융자사업은 5조9087억원의 시장창출효과, 1조7983억원의 수출증대, 3조5966억원의 수입대체, 1만3102명의 고용창출효과를 거뒀다.

 『지난 90년대는 정보통신분야를 제외하고는 산업발전이 불가능했을 정도로 정보통신이 국가 경제발전의 핵심요체로 부상했고 2000년대는 이같은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보통신 진흥과 이를 통한 국가 경제발전 활로개척에 첨병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강 원장의 이같은 계획은 연구개발 결과를 이전·활용하기 위해 설립된 정보통신기술이전센터,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든 해외정보통신기술협력센터 등을 통해 이뤄진다.

 지난해 말 설립된 기술이전센터에서는 사이버 기술시장 운영과 정보통신 테크노마트를 개최해 그간 정보화촉진기금을 받아 이뤄진 각종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3월 개소되는 해외정보통신기술협력센터에서는 실리콘밸리 현지 건물에 자격요건이 갖춰진 국내 벤처기업을 입주시켜 현지기업과의 기술제휴, 판로지원 등 마케팅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해외센터 설립계획에는 기술개발 자금지원뿐만 아니라 정보통신분야의 기업을 육성, 진흥시키겠다는 강 원장의 욕심이 잔뜩 배어 있다.

 『지금 세계는 정보화로 인해 국경의 의미가 약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국익을 위한 경쟁은 오히려 정보통신력을 기반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국제경쟁에서 승리하는 기업을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강 원장의 다짐이다. 강 원장의 이러한 새천년 다짐 속에는 비장한 결의마저 느껴진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