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의 경영통합과 업무제휴를 통해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낼 생각입니다.』
효성그룹에서 정보통신(IT) 사업을 주도할 양축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과 효성데이터시스템(HDS)의 최고 사령탑을 맡은 류필구 그룹 부사장(56)은 두 회사 모두 주력 부문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윈윈전략을 구사해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96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대표이사를 맡아 전문경영인의 길을 걸어온 류 대표는 지난해 대용량 저장장치사업 호조에 힘입어 50% 이상의 매출신장률을 달성하는 최고의 경영성과를 일궈냈다. 그 결과 철저한 실적위주의 평가를 바탕으로 임원 44명을 대상으로 단행한 1월 정기인사에서 그룹 부사장으로 승진했을 뿐만 아니라 효성데이터시스템의 대표이사 자리까지 떠맡았다.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지만 성공적인 기업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1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며 재도약의 날개를 활짝 편 효성의 발전을 위해 미력하나마 한몫을 해내야지요.』
대용량 저장장치 사업은 단일 품목보다는 솔루션을 기반으로 SI업체와의 유기적인 협력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하며 SI사업도 차별화된 솔루션을 확보해야만 대형 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두 회사의 경영통합은 필연적이라는 게 류 대표의 설명이다.
『인터넷시대를 맞아 회사의 모든 역량을 인터넷 관련시장을 공략하는 데 쏟아부을 작정입니다.』
우선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인터넷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우후죽순처럼 설립되고 있는 인터넷 데이터센터를 목표로 관련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한데 묶은 저장장치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SI업체와 제휴해 인터넷과 통신서비스 업체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그는 효성데이터시스템을 통해 인터넷사업에도 직접 진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글과 일본어로 동시 서비스하는 포털사이트 구축 사업이 바로 그것. 이를 위해 글로벌네트워크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NTT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사업 전담부서도 신설했다.
『신규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것도 좋지만 기존 주력사업을 안정된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실 효성인포메이션은 지난해 저장장치 사업호조에 힘입어 사상 유례없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은행권 합병과 기업 구조조정으로 이들의 전산시스템이 대형화하면서 대용량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 스토리지 부문에서만 무려 전년 대비 100% 이상의 매출성장률을 달성한 것이다. 덕분에 전체매출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50% 이상의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다.
다양한 고객 환경에 맞춰 소형에서 초대형까지 모든 디스크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체제를 구축한 것도 주효했는데 특히 제품 출시 이후 전세계적으로 단 한 건의 장애도 기록되지 않을 정도로 가용성이 높은 「프리덤 7700E」는 주력모델답게 매출신장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저장장치 사업이 효자노릇을 해내고 있는만큼 올해도 재해복구 솔루션 등 특화된 솔루션 앞세워 2년 연속 50% 이상의 매출신장률을 달성, 저장장치 전문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영업과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효성데이터시스템의 경우 시장경쟁이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중소형 업체들의 설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GIS솔루션 등 전문화된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기술전문업체로서 대형 SI업체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류 대표는 『인터넷 기반의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같은 첨단 시스템을 도입해 효성그룹내 전산·업무 환경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인터넷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투자를 적극 유도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