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해외제휴 붐

 올해 반도체경기의 호조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선점을 위한 국내외 반도체 관련 장비제조업체간의 제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업체들이 공동 기술개발은 물론 공동 생산·판매·서비스를 위해 해외업체와 손을 맞잡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일렉트론(대표 채인철, http://www.sel.co.kr)은 1일 일본 디에스아이(DSI)와 종형확산로(Vertical Diffusion Furnace) 기술을 이전받아 천안시 제2공단 소재 서울일렉트론의 공장에서 생산키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실리콘테크(대표 우상엽, http://www.stl.co.kr)는 올해 1월 자사의 반도체 검사장비를 미국 유진 소재 세미컨덕터테크놀로지가 현지에서 조립생산·영업·서비스를 맡기로 잠정 합의한 가운데, 우상엽 사장이 오는 8일 세미컨덕터테크놀로지를 방문해 정식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극동뉴메릭(대표 김한기)은 올해 1월 중순 일본 STC와 손잡고 차세대 256MD램과 기가급 D램의 본격적인 양산에 적용될 차세대 12인치(300㎜) 웨이퍼용 식각장비(Etcher)를 개발하고, 이를 위해 극동뉴메릭이 90%, STC가 10%를 출자해 별도의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계약을 맺었다. 이어 1월말에는 미국의 에어테스트시스템(ATS)과 TBT(Test Burn­in Test), 웨이퍼 번인테스트(Wafer Level Burn­in Test)장비 등의 공동 개발·생산·판매에 관한 포괄적인 전략제휴협정(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또 ATS가 극동뉴메릭으로부터 지분 10%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5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하고 이달중 ATS의 레이포서델 사장이 방한해 지분투자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스테퍼업체인 ASML의 장비를 국내 공급하고 있는 한택(대표 한종훈, http://www.hantech.co.kr)은 ASML의 반도체장비 일부 부품을 자체 개발해 ASML측에 공급키로 하고 협의중이다.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 http://www.jseng.co.kr)도 지난해 하반기 전공정장비 전문 생산업체인 일본진공기술(ULVAC Japan)과 물리증착(PVD) 및 화학증착(CVD) 관련기술을 공유하고 고집적 반도체소자의 다층배선구조에 대응한 메탈용 공정장치를 공동으로 개발, 생산키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피에스케이테크(대표 박경수, http://www.psktech.com)는 최근 미국 암테크시스템스와 공동으로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웨이퍼를 전혀 손상시키지 않고 감광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애싱(Ashing)기술과 장비를 개발키로 계약을 맺었다.

 한편 나머지 반도체장비 제조업체들도 반도체장비의 본격적인 공급을 앞두고 해외판매와 AS를 전담할 수 있는 제휴사를 확보하기 위해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선진 반도체 장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장비를 단독으로 개발·생산하는 데 따르는 위험도와 비용을 크게 줄임은 물론, 다른 업체와의 경쟁관계에서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강력한 기술력을 갖춤으로써 세계 유수의 장비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