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엡손은 지난해 14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는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올해는 지난해 괄목할 만한 외형에 걸맞은 브랜드 마케팅과 제품 다양화에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다카하시 마사유키 한국엡손 사장은 한국시장 진출 1년 6개월 만에 현지 적응에 성공, 나름대로 자립 기반을 갖춰 올해는 PC시장 확대추세로 1700억∼18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동안 총 30만대의 프린터를 판매하는 실적을 거둬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덕분에 IMF 한파로 한국지사 설립 첫해에 받았던 보조금 지원도 지난해부터는 받지 않고 있으며 한국엡손의 위상도 본사에서 크게 확대됐다.
다카하시 마사유키 사장은 올해 세운 영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프린터 차별화와 대중화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다른 어느 제품보다 경쟁력이 있는 컴퓨터 그래픽과 디자인 분야 소비자를 대상으로 6색 잉크기반의 고급 잉크젯프린터 제품군 영업에 주력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국내 PC시장에서 인터넷PC를 기반으로 한 저가형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급형 프린터 종류를 대폭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보급형을 찾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난해에는 가격대별로 대표 제품을 뽑아 한국시장에 도입했지만 올해는 일반인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모델을 수십종씩 도입하고 가격차별 정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다카하시 사장은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지사 설립 1∼2년 동안 고성능 제품위주의 공급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한국에서 엡손제품이 어느 정도 알려진 현재 상황에서는 좀더 많은 소비자층을 끌어들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보급형 잉크젯프린터 시장에서 한국엡손과 더불어 한국HP, 삼성전자, 롯데캐논 4개 회사의 경쟁이 상당히 치열해질 것』이라며 『우수한 성능의 보급형 제품을 얼마나 저렴하게 공급하는지가 관건』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다카하시 사장은 『다만 관세문제가 해결돼 제품수급이 원활해짐에 따라 외국계 프린터 업체들이 지난해보다 다소 호전된 조건에서 영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매출이 확대돼 한국에서 거둔 이익의 일부를 청소년육성재단에 기부한 것이 가장 기뻤던 일로 기억된다』며 『약 7500만원의 기금을 모아 생활이 어려운 소년소녀가장의 장학금과 한일 청소년 교류사업에 냈다』고 밝혔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