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소외계층은 없다

인터넷이 정말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인터넷은 기존의 공간과 시간의 개념을 무너뜨리고 혼돈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내일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의 빠른 변화가 일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존에 형성돼 있던 많은 산업들을 흡수해가고 있다.

이미 부의 개념이 바뀌는 한편 그 판도가 재편되고 있다. 국가나 사회의 역할에도 변화가 수반되고 있으며 이들이 개인에게 요구하는 자질과 성향도 변화되고 있다. 이른바 모든 것이 디지털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디지털 혁명이라고도 부르는데 변화의 내용을 놓고 볼 때 혁명이라는 말이 결코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혁명의 개념은 변화를 불러일으키며 세상을 끌어나가고 있는 앞부분의 이야기다. 돈의 힘보다 창의적 생각이 세상을 지배한다느니, 수확체증의 법칙이 통한다느니, 권력이 재편되고 네트워크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등의 새로운 상황을 몸으로 부딪히고 있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보다 매일 혼잡한 출근길에 나서는 것을 시작으로 일상적인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아직은 절대 다수다.

그러면 일반인에게 디지털 혁명은 무엇인가. 또 인터넷 세상, 정보사회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산업적인 측면에서 디지털 혁명은 전화 발명 이후 끊임없이 변화되고 있는 정보통신의 새로운 변화과정의 하나다. 거리와 시간을 단축하고 공간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것이 20세기에 시작된 숙제라고 한다면 디지털 혁명은 이를 완성시킬 수 있는 형태에 다가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네트워크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거리의 개념과 위치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대신 사이버 공간이라는 닫혀 있던 환경이 개척되면서 공간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정보는 범람하고 개인의 활동조차 글로벌화하고 있다. 새로운 환경은 사업에 관한 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인터넷을 매개체로 한 디지털 혁명은 기존 산업분야의 뿌리를 뒤흔들 만큼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이디어와 기술만으로 백만장자가 되는 이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으며 이들의 뒤를 따르기 위한 젊은 창업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 서있지 못하는 일반인에게 디지털이나 인터넷·정보화라는 용어와 함께 이처럼 급변하고 있는 세상은 하나의 두려움으로 다가설 수밖에 없다. 특히 N세대나 386세대로 대변되는 주도층에서 비껴선 40∼50대의 경우 더욱 그렇다. 그러나 변화의 시기에 성공을 꿈꾸는 이들이 아니라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이유가 없다. 어차피 인터넷 세상이라는 것, 정보사회라는 것이 사람을 위한 것이고 사람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방향도 결국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인터넷 세상과 정보사회는 그저 모든 이들이 편리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나온 산물이라고 쉽게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쏟아질 많은 것들도 정보나 상품에 더욱 접근하기 쉽고 활용하기 쉬운 방향으로 진행되어갈 것이라고 판단해도 무방할 것 같다. 변화라는 것도 개념이 혁명적일 수 있지만 일단 중심을 벗어나면 과정을 밟는 개선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제조업이나 농업 자체를 대체할 수 없는 것처럼 현재의 산업체계나 직업체계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는 것이다. 일반인은 인터넷이 무엇인지 어떻게 접근하는지, 또 필요한 정보를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를 인식하고 있는 정도라면 정보사회의 일원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터넷 세계 역시 독불장군은 있을 수 없다. 이 세계에서 병졸이란 아이디어를 사용해 줄 사람들이다. 개인적인 부나 국가적인 부를 축적하기 위한 모든 작업들이 결국 이를 활용할 이들을 전제로 만들어지고 있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당장 인터넷 혁명의 일선에 있지 않다고 해서 불행한 세대라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오히려 변화의 산물을 즐기며 만끽할 수 있는 세대라는 점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과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