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타 칩세트 사용한 그래픽카드 M64로 변조돼 거래

시중에 유행이 지난 엔비디아사의 「반타」 칩세트 기반 그래픽카드가 인기제품인 「M64」로 변조돼 불법으로 거래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 엔비디아사의 칩세트 국내 공급원인 피치텔레컴(대표 변윤성)은 『최근 국내 소규모 수입상들이 대만에서 반타 칩세트의 세라믹부분에 인쇄돼 있는 반타 글자를 임의로 지우고 박스에 「M64」로 표기해 변조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제품은 모두 대만 업체에서 만든 제품으로 박스와 매뉴얼은 M64 그래픽카드로 표기돼 있으나 소비자가 쿨링 팬을 뜯어보지 않으면 확인하기 곤란한 실정이다.

특히 그래픽칩세트의 열을 식히기 위해 장착하는 접착식 쿨링 팬이 글자를 가리기 때문에 쿨링 팬을 고의로 뜯지 않고서는 칩세트 종류를 구분할 수 없어 이같은 제품 수입이 늘고 있는 것으로 관련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현재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으로 일반 소매시장에서 5∼6종의 제품이 수입돼 유통되고 있으며 특히 인터넷업체로 그래픽카드 수입유통을 시작한 새롬기술의 자회사인 새롬커뮤니케이션도 「프로제닉」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반타 칩세트를 M64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것은 M64의 공급가격이 반타 기반 그래픽카드보다 1만5000원 이상 비싼데다 일반인들은 성능 차이를 거의 구분해내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처럼 PC시장 활성화로 그래픽카드 제조업체들이 오랜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이 자기의 이익에만 급급해 대만산 제품을 수입,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는 불신을, 제조업체들에는 피해를 주는 이같은 불법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피치텔레콤은 정식으로 칩세트를 공급하는 시그마컴, 제이스텍, 태근실업, 제이스텍, 아이지텔레콤과 자네트시스템, 가산전자 등 7개 업체 외에 수입되고 있는 M64 기반 제품 샘플을 모두 수거해 적법한 조치를 취해나갈 예정이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