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의용공학교수들, 의료분야 벤처창업 붐

의용공학·전자공학 등 보건의료산업과 연관된 학문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던 현직 대학 교수들이 잇따라 벤처기업가로 변신을 선언하는 등 대학가에서 의료 벤처창업이 붐을 이루고 있다.

서울의대·연세의대·한양의대·건국의대·건국대·단국의대·경희의대 등 의용공학관련 교수들은 학생들과 함께 창업대열에 뛰어들었거나 참여할 계획으로 있어 교수들이 창업한 의료벤처기업들이 속속 출현할 전망이다.

창업전선에 뛰어든 교수들은 대학교·연구소에서 이론만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뒷방 노인네」 취급받을 때까지 상아탑에 안주하기에는 피가 너무 뜨거운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 정도의 젊은 교수들이다. 이들은 특히 수년간 연구생활을 함께 해 온 제자들이 개발인력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서로 호흡이 척척 맞을 뿐만 아니라 일반 창업가와 달리 의과대학 또는 의료기관 현장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워 성장성을 확신하고 있다.

건국대 전자공학과의 안용복 교수(38)는 지난달 말께 골밀도진단기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업체인 「오스테오시스」를 설립하고 메디슨벤처타워 서울창업보육센터에 둥지를 틀었다. 수 년 전부터 초음파관련 응용기술을 연구해 온 안 교수는 골다공증을 진단하는 「초음파 골밀도진단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 현재 양산단계 직전에 있다.

단국의대 의용생체공학과의 이상훈 교수(40)도 지난달 말 인공호흡기전문업체인 「비즈타스(VIZTAS)」를 설립했다. 이 교수는 4년 전부터 「이동형(가정용) 인공호흡기」의 개발(G7)을 수행해 왔으나 참여기업이 이를 포기하자 그간 일궈놓은 기술개발이 아까워 직접 창업전선에 뛰어든 것.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의 이수열 교수(40)는 이달중 대학내 창업보육센터에서 창업을 할 계획으로 있다. 이 교수는 현재 중국과 공동으로 「자기침시스템」을 개발중인데 이 시스템은 특히 노약자·어린이 등 침을 무서워 하는 환자에게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세의대 의용공학교실의 김남현 교수(46)는 늦어도 오는 4월까지 실험실 창업을 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김 교수가 창업할 아이템은 지역 의원(1차 진료소)들에게 각종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웹호스팅서비스와 수술실 시뮬레이션시스템이다.

건국의대 의용생체공학과의 박승훈 교수(43)는 최근 의료정보전문 벤처기업인 「코디소프트」를 설립, 본격적인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박 교수는 고려정보통신 등 종합정보통신기업과 인터넷의료서비스 사업을 공동으로 펼치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준비중이다.

이 밖에도 서울의대 의용공학교실 박광석 교수(43)는 그간 연구해 온 수면다원진단기·후두기능진단기 등을, 한양의대 의용생체공학과 김선일 교수(48)는 생체신호계측기기를 상품화하기 위해 벤처창업을 모색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