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SW산업>(7)전략적 제휴

지난해 12월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와 나모인터랙티브, 리눅스원 등 대표적인 국내 소프트웨어(SW) 업체 6개사가 리눅스 합작법인인 앨릭스를 설립했다. 6개사가 보유하고 있는 요소기술과 고객기반, 마케팅 능력을 결합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하고 최근 급부상하는 리눅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연합의 이면에는 단일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점점 복잡해지고 치열해지는 시장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처럼 최근 1∼2년 사이 SW 업체간 연합과 제휴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 기업은 적게는 2∼3개, 많게는 10여개에 이르는 업체와 전략적인 제휴를 맺고 있다. 제휴선을 잘 잡는 기업은 성공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실패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략적 제휴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다.

제휴 내용도 영업과 마케팅 공조에서부터 기술개발, 신규사업 추진, 해외시장 동반 진출, 조인트 벤처기업 설립 등 다양하다. 또 벤처기업간 연합은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 해외업체와 국내업체, 마케팅 전문업체와 기술개발 전문업체, 서비스 업체와 패키지SW 업체 등 다양한 형태의 제휴가 이뤄지고 있으며 여기에서 한걸음 나아가 우호적인 인수합병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데이콤인터내셔날, 안철수연구소, 펜타시큐리티 등 국내 중견 정보기술(IT) 업체 3사가 공동 투자해 정보보안 호스팅 전문업체인 코코넛을 설립한 것을 비롯해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 개발업체인 시드버추얼시스템과 마케팅 전문업체인 MCR가 전략적으로 제휴해 엑스온시스템이라는 업체를 설립했으며 CTI 전문업체인 엔써커뮤니티는 고객관리(CRM) 사업 진출을 위해 최근 미국 세렌게티소프트웨어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국내에 세렌게티코리아를 출범시켰다.

또한 미들웨어 업체인 티맥스소프트와 리눅스 전문업체인 리눅스코리아가 전략제휴를 맺고 시스템SW 분야에서 공조하기로 했으며 금융 솔루션 전문업체인 IMS시스템이 최근 홍콩 젬스사로부터 8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전략적인 제휴를 맺기도 했다. 통신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큰사람컴퓨터가 대기업인 한국통신 등과 제휴해 자사의 인터넷 이야기 2000 보급 확대에 나서는 등 전략제휴는 SW업체의 일반적인 사업 운영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SW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기술개발에서부터 시장분석, 마케팅, 영업, 홍보 등 모든 것을 잘하는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한 가지 분야에서만 강점을 지녀도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모든 것을 홀로서기로 이뤄내는 자수성가형 기업보다는 많은 제휴선을 확보해 공동의 힘으로 입지를 다져나가는 「네트워크형」 기업이 훨씬 더높은 가치평가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SW시장 환경이 이제까지의 단품판매 위주에서 벗어나 넓은 사용자층을 대상으로 하는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 개념으로 나아가면서 전략제휴는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전략이 되고 있다. 업체간 제휴는 시장 기반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기업운영에 있어 필연적으로 부딪치게 되는 사업상의 위험요인을 분산해주는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벤처기업들이 상호 출자하면서 더욱 긴밀한 연결고리를 맺거나 해외에 자금을 투자해 조인트 벤처기업을 설립하고 다시 그 업체와 전략제휴하는 방식의 독특한 결합도 이뤄지고 있다.

물론 전략제휴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이름만 걸어놓고 실제 사업은 한번도 같이해본 적이 없는 「속빈 강정」류도 없지 않지만 대중화된 인터넷시대에서 업체의 연합과 제휴는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