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필드버스시장 동향

산업용 네트워크시스템인 필드버스(Fieldbus)의 세계표준(IEC 61158 FDIS)이 제정되는 등 세계 필드버스시장 흐름이 급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국제전기위원회(IEC)는 유럽·미주·아시아 등지의 30개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해 찬성 23표, 반대 3표, 기권 4표로 필드버스 세계표준을 통과시켰다. 이번에 제정한 표준은 세계 공장자동화(FA)업계는 물론 국내업계에도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번 표준 제정으로 필드버스를 둘러싸고 10년 이상을 첨예하게 대치해온 각국 업체들의 힘겨루기가 일단 마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표준은 컨트롤넷, 파운데이션 필드버스, 프로피버스, 인터버스, 피-넷, 스위프트넷, 월드FIP 등 주요 필드버스 프로토콜을 모두 표준으로 삼고 있어 단일표준은 아니다. 이용자들이 적용현장에 맞게 응용할 수 있게 한 다중표준적 성격을 띠는 것.

IEC는 기술적·실용적 측면에서 활용 폭을 넓히기 위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표준의 제정을 시장에 떠넘긴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FA업계 관계자들은 『단일표준안으로 확정하지 못하고 여러가지 필드버스기술을 표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앞으로 단일표준을 놓고 업체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IEC의 표준은 단일표준으로 가기 위한 전단계로 여겨진다. 이번 표준제정으로 전세계적으로 20여종을 넘어서는 필드제어 통신기술이 7가지 기술로 압축됐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필드버스 기술이 자연스럽게 단일표준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독일 지멘스, 미국 록웰오토메이션·피셔로즈마운트 등 유럽과미국계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국내 FA업계로서는 두 강자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선 미국계와 유럽계의 어느 업체도 뚜렷한 우세를 차지하지 못하는 만큼 제어시스템의 수출을 위해서는 다양한 필드버스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계와 유럽계 업체들과 전략적인 제휴를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삼성전자가 록웰오토메이션과 제휴, 제품 개발에 나선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FA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5∼10년동안은 필드버스 분야를 지배하는 업체가 자동화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면서 국내업계가 지금부터라도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