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부품인 중앙처리장치(CPU)의 공급부족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인터넷PC와 졸업입학 특수에 Y2K 대기수요까지 겹쳐 PC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덩달아 CPU 수요도 급증하고 있으나 국내 유입되는 CPU 물량은 오히려 감소,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
업계는 지난해 말 이후 국내에 유입된 CPU 물량이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쳐 이러한 공급난이 벌어졌다고 분석하고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 몇개월 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난은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데 올초 용산 등 부품상가에서는 인텔 셀러론과 펜티엄Ⅲ 등 CPU 전품목이 한달 전에 비해 20%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30만원선이었던 펜티엄Ⅲ 500·550의 가격은 이달 초 부품상가에서 38만∼39만원으로 올랐으며 지난달 중순께에는 한때 44만∼45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러한 가격상승세는 지난달 중순 인텔측에서 전제품의 가격을 평균 30% 정도 인하했던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급격히 오른 셈이다.
이에 대해 인텔코리아측은 『전반적인 수요예측이 빗나간 것 같다』면서 『최근 본사에 물량확대를 요청했기 때문에 곧 반입물량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인텔 CPU의 품귀난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인텔이 한국시장에 공급물량을 즉각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인텔코리아는 구체적인 반입물량을 밝히지 않은 채 『1분기 말부터 수급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만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지난달 말 미국과 홍콩지역의 일부 재고물량이 국내에 들어와 제품 자체를 구하기도 힘들었던 지난달 중순에 비해 수급상황은 개선됐으나 워낙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려 가격하락의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인텔 제품을 대신할 AMD 제품 역시 국내 반입물량이 그리 많지 않아 공급난 해소와 가격하락에 그다지 기여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됨으로써 CPU 수급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인구기자 clark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