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공단은 인터넷 등 서비스 위주의 IT(정보기술)업체들이 몰린 테헤란로의 서울벤처밸리와 달리 제조업에 기반을 둔 벤처기업들이 둥지를 틀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구로공단의 터줏대감인 삼지전자 이기남 사장(53)은 마산 산업단지와 함께 경제 성장의 주춧돌 역할을 했던 구로공단을 벤처단지의 최적지로 손꼽고 있다.
1975년 구로공단에 있던 「코리아정공」이라는 회사에서 사회의 첫발을 내딛었던 이 사장은 1980년 구로공단 입구에서 회사를 창업, 독립했다. 그후 1986년 구로공단을 떠나 시흥으로 회사를 옮겼으나 1998년 구로 3공단의 현 위치로 다시 돌아왔다.
이 사장은 구로공단의 예찬론자다. 이 사장은 『구로공단이 수도 서울에 자리잡고 있어 고급인력을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으며 교통여건이 좋고 공장과 건물의 임대료가 저렴해 중소 제조업체들이 사업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고 들려준다.
구로공단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과정이 응축된 곳으로 과거와 현재가 때로는 이질적인 모습으로 때로는 아주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제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 곳 구로공단의 근로자들은 잔업이 많고 휴일에도 근무할 수 있어 월급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회사를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잔업이 없고 주 5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회사를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근로자들의 의식변화를 통해 사회변화를 읽을 수 있다는 이 사장은 『구로공단이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이비 벤처기업이 아닌 제조업에 뿌리를 두고 기술력으로 무장한 벤처기업들로 가득 차야 21세기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면서 『구로공단이 하드웨어 중심의 벤처타운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