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인터넷업계에 합작사 설립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합작사 설립 붐은 대기업과 벤처기업간, 서로 다른 사업간 등 회사규모나 사업아이템에 관계없이 인터넷업계에 광범위하게 진행돼 관심을 끌고 있다. 표 참조
이미 기업간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는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보편적인 방법.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합작사 설립은 신규사업 진출뿐 아니라 각 회사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올릴 수 있다는 면에서 각광받고 있다.
더욱이 특화된 기술력 중심으로 점차 전문화되고 있는 인터넷 솔루션업계에 합작사 설립은 하나의 경영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황=지난달 에스원·싸이버텍홀딩스·어울림정보기술·신원텔레콤 등 4개 회사는 공동으로 사이버 보안서비스 전문업체인 이글루시큐리티를 설립했다. 물리적 보안경비업체인 에스원, 세계적인 보안솔루션 판매망을 갖고 있는 싸이버텍홀딩스, 국산 방화벽의 선두주자인 어울림정보기술, 데이터통신서비스 업체인 신원텔레콤이 손을 잡는다면 충분한 시장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SK상사와 장미디어인터렉티브사도 최근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해 데일리시큐어사를 출범시켰다. 데일리시큐어사는 보안솔루션 중에서도 메일보안서비스를 전문으로 시장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데일리시큐어 장민근 사장은 『SK가 갖고 있는 글로벌 판매망과 장미디어의 보안기술력을 결합하면 강력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번에 손을 잡게 됐다』며 『SK 해외지사와 연계하고 중국어권·영어권 제품개발에 역점을 두는 등 국내보다는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보안솔루션업체인 동성정보통신, 신용카드 밴(VAN)사인 조선무역, 시스템통합(SI)업체인 한솔텔레컴이 공동으로 인터넷 지불서비스 회사인 아이캐시를 설립했으며, 데이콤·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펜타시큐리티도 공동으로 보안호스팅 서비스업체인 코코넛을 출범시킨 바 있다. 이밖에 보안과 지불·인증분야 등 주로 솔루션업체가 합작사 설립을 위한 물밑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분석과 전망=이같이 합작사 설립이 붐을 이루는 것은 먼저 각 회사의 강점을 십분 발휘하면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배경에서다. 한마디로 시너지효과를 통해 시장지배력은 물론 제품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갖고 있는 자금·해외판매망과 벤처기업이 갖고 있는 기술을 결합해 전방위 마케팅을 진행하거나 벤처기업끼리의 결합을 통해 기술력과 스피드를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또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신규사업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것도 주된 이유의 하나다. 인터넷의 부상과 함께 기존 주력분야가 한계에 도달하고 미래 핵심사업을 선점할 수 있는 효과를 올리게 되는 것이다.
코코넛의 조석일 사장은 『합작사를 설립할 경우 지분투자나 M&A보다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문경영인을 새로 영입해 경영권 다툼을 막을 수 있고 특정 분야만을 집중 공략할 수 있어 이같은 합작사 설립이 러시를 이룰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