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를 단순한 PC의 부속물이 아니라 독자적인 가치를 지닌 입력장치로 바꾸기 위해 비티씨정보통신은 키보드의 잠재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입니다.』
비티씨정보통신의 신영현 사장은 올해를 사업다각화 실현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88년 문을 연 이래 12년 동안 키보드를 전문적으로 생산, 국내 키보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비티씨정보통신은 이를 위해 키보드를 인터넷 비즈니스에 이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미 원클릭으로 원하는 프로그램을 불러오는 핫키 기능을 응용해 핫키에 포털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프로바이더(ASP)를 등록하는 방법으로 마우스를 여러 번 클릭할 필요없이 핫키로 자신이 원하는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앞으로도 인터넷과 연계된 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 신 사장의 구상이다.
비티씨정보통신은 이를 위해 인터넷 소프트웨어(SW) 전문업체인 폴리픽스에 이어 지난달 인터넷서비스 마케팅을 담당할 인포키커뮤니케이션즈도 설립했다. 폴리픽스는 키보드의 핫키와 연결되는 클라이언트서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인포키커뮤니케이션즈는 포털업체, ASP와의 제휴 마케팅을 펼치게 된다.
사업다각화와 함께 주력인 키보드 생산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올해 비티씨정보통신의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250% 이상 늘어난 460억원. 이 가운데 70% 정도를 수출로 달성할 계획이다.
『올해 키보드의 경향은 보안 기능입니다. 지난해에는 주로 디자인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올해는 보안 기능이 있는 기능성 키보드가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신 사장이 말하는 보안 기능을 갖춘 기능성 키보드는 지문인식과 IC카드를 이용한 것으로 사용자가 지문이나 IC 카드를 등록해 다른 사람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제품이다. 신 사장은 지문인식 키보드와 IC카드 키보드 등 보안 기능이 있는 키보드만으로 올해 2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현재 미국의 유력 컴퓨터 유통업체인 프라이스와 3만5000대 규모의 공급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또 유럽 시장에 3만대, 아시아 시장에 1만5000대 정도의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목표에 따라 생산설비도 대폭 확충했다. 인천공장에 이어 오는 17일 수원공장이 문을 연다. 수원공장은 인천공장의 3배 규모인 월 120만대의 키보드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1, 2차 해외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1600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신 사장은 『올해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내년에는 총 1600만대의 키보드를 생산해 명실공히 세계 3대 키보드 생산업체로 발돋움할 것입니다. 과거 일부에서는 키보드가 발전가능성이 없는 주변기기라고 했지만 키보드가 컴퓨터 활용의 중심에 서는 날이 곧 올 것입니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