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는 PC방의 환경이 청소년의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C방의 12%는 소방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인천 화재참사처럼 대형화재사고의 발생도 우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71.5%가 게임을 하기 위해 PC방을 이용하지만 네트워크 게임시 접속불량(43.9%)과 데이터의 송수신이 지연되는 현상인 랙(lag)이 자주 걸리는 문제점(24.6%)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허승 http://www.cpb.or.kr)은 지난해 11월 3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소년 615명과 학부모 612명, 서울 소재 PC방 75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의 PC방 이용실태 조사」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8일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PC방의 PC보유대수의 경우 절반 정도인 45.9%가 21∼30대 정도 보유하고 있고 31∼40대를 보유한 곳이 17.6%, 20대 미만이 14.9%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부분 프린터 1대식 보유하고 있지만 스캐너를 1대 이상 보유한 곳은 36%인 27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은 PC방이 전체의 12%에 달해 화재 발생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사 대상 PC방 75개소 중 56개소는 담배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용자의 67.4%가 흡연으로 인해 실내공기가 나쁘다고 답해 PC방의 주 이용고객인 청소년들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환경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PC방 이용자들은 소음이 심하고(29.2%) 조명이 어둡다(24.0%)고 대답해 청소년들의 청력 및 시력 저하문제가 유발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5.3%의 청소년이 청소년 출입제한시간에 PC방을 이용한 경험이 있고 이 가운데 70.0%가 PC방 사업자로부터 연령확인을 받지 않았다고 답해 PC방 업주들의 자율규제와 관련기관들의 단속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PC방에서 청소년들이 가장 즐기고 있는 네트워크게임에 대해서는 27.1%의 청소년들이 게임 때문에 밤을 새우기도 한다고 답했고 25.8%는 게임을 잘해서 친구들의 우상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또 학업에 지장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25.4%나 됐으며 폭력에 대해 관대해지거나 게임 속의 세계와 현실을 혼동할 때도 있다는 답변도 상당수 있어 네트워크게임이 청소년들의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가정에서 인터넷이나 PC통신이 가능한 PC를 소유하고 있는 청소년들 중 55.4%가 전송속도·비싼 통신료 때문에 PC방을 이용하고 있으며 72.2%가 주 1회 이상 가며, 한 번 가면 2시간 이상(36.6%)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C방 이용 비용은 43.6%가 한달 평균 1만원 이상이고 3만원 이상 든다는 이용자도 8.7%나 됐다.
<엄성섭기자 smartgu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