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전화서비스업체들의 등장, 전자상거래(EC)시장의 확산 등 통신서비스 시장환경이 급변하면서 무한경쟁시대가 예고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이같은 변화를 너무 안일하게 보고 있거나 시너지효과가 없는 중복투자를 일삼는 등 환경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사 주최로 지난 8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차 e커머스클럽 간담회」에서 「디지털 경제환경하에 정보통신업의 EC추진 성공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앤더슨컨설팅의 지영조 박사는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확산으로 고객에 대한 주도권이 통신사업자에서 인터넷 포털서비스업체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인데도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아직도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시장선점의 기회를 놓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6면
지 박사는 『미국의 경우 고객들이 인터넷 역경매를 통해 통신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객들은 자신이 쓰고 있는 통신망이 어느 사업자의 망인지에 대해서는 이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웹호스팅이나 애플리케이션 호스팅 등 새로운 네트워크 서비스에 눈을 돌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고객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이제 통신망업자가 아니라 인터넷 포털업체라는 점을 명확하게 주장한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지 박사는 이와 함께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e비즈니스와 관련된 일관되고 통합된 조직체계의 정립 없이 여러 부서나 팀별로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을 기획, 추진해 중복사업도 많고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e비즈니스를 일관되고 통합적으로 기획하고 조정해나갈 조직체계 구성이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지나치게 국내시장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고객요구에 대한 명확한 분석툴의 부족, 기업 내부의 변화노력 부족, 소비자에 대한 마인드 확산과 교육의 필요성 등이 제기됐다.
한편 「e커머스클럽」은 전자신문사가 주최하고 한국커머스넷이 주관하는 전문가포럼으로, 이번에 4차 간담회가 열렸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