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장비 종목군, 대표적인 실적주로 부각 전망

인터넷 등 데이터통신 환경이 올해는 더욱 빠른 속도로 보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네트워크장비 종목들이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실적주로 부각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의 이같은 실적호전은 외산장비가 주종을 이루는 원거리통신망(WAN) 분야보다는 근거리통신망(LAN) 및 가입자망장비 시장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국내 LAN장비 시장규모는 지난해의 4630억원에서 5000억원 가까운 수준으로 꾸준한 신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환경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등에 업고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등 가입자망장비 시장은 올해 6000억원에 육박하는 방대한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이 올해안에 3400억원의 ADSL 투자계획을 밝힌 데 이어 하나로통신도 비슷한 수준의 예산을 ADSL부문에 책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인터링크·한아시스템·콤텍시스템·KDC정보통신 등 국산 네트워크장비 전문업체들이 크게 부각되는 것은 물론 테라·인성정보 등 외산장비 유통업체들과의 주가차별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다 미등록업체 가운데 미디어링크·텔레드림·ACN테크 등 기술경쟁력을 지닌 벤처기업들은 벌써부터 장외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신영증권 박세용 연구위원은 『네트워크장비의 매출마진율과 치열한 시장경쟁구도를 감안할 때 국산장비를 생산하는 전문업체들의 실적은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비동기전송방식(ATM)·기가비트이더넷·대형라우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역량과 대형 프로젝트 수주여부에 따라 실적과 주가는 차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업체 가운데 소형라우터 시장 선두를 달리는 한아시스템은 지난해 매출 150억여원에서 올해 250억원 규모로 실적 향상이 예상된다. 콤텍시스템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ATM 접속장비 및 광가입자망 장비를 내세워 초고속국가망 시장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디어링크는 최근 케이블서비스 사업자인 새로운넷에 ATM 스위치를 납품함으로써 통신서비스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이밖에 인터링크·텔레드림·ACN테크 등은 ADSL모뎀 상용제품을 출시하고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AN환경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대형 통신사업자들이 ADSL 등 초고속 가입자망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어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의 실적 전망은 밝다』면서 『그러나 고부가가치 LAN장비는 아직도 외산 일색이고 ADSL 시장에서는 삼성전자·현대전자·LG정보통신 등 종합통신장비업체를 비롯한 수많은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어 뚜렷한 실적개선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