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그가 죽고 나서야 이루어진다. 살아 있음은 그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어렵게, 아니 불가능하게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 전자업체 소니의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는 살아서는 물론이고 죽어서도 「거인」으로 평가받는 극히 소수의 인물인 셈이다.
지난해 10월 이 세상을 떠난 소니의 모리타 전회장을 추모하는 의식이 미국 뉴욕에서 최근 거행됐다. 미국의 일본협회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세계적인 지휘자 아이작 스턴 등 각계 유명인사들이 참석해 고인과의 교우관계를 회상했다.
이 자리에서 키신저 전 장관은 저녁식사 초대를 받은 자리에서 당시 고화질TV의 대명사인 소니의 트리니트론 제품에 대해 1시간30분에 걸쳐 지겹게도 설명하던 모리타 회장을 회고했다. 그는 모리타 회장에 대해 『자신의 신념을 어떠한 경우에도 굽히지 않았던 미국의 가장 큰 친구였다』고 말했다.
모리타 회장과 수많은 국제회의에서 격론을 벌였던 폴 볼카 전 미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은 『아키오가 민간부문의 중요성을 밝히며 지적한 사항 중에 틀린 것이 없었다』며 그 선견지명을 못내 그리워했다.
미국 각계의 명사들은 『어딘가 큰 구멍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다』라는 표현으로 세계 전자업계를 호령하던 모리타 아키오를 회상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