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들 주가 왜 이러나.」
현대종합상사·LG상사·SK상사·코오롱상사·한화 등 종합상사들이 최근 인터넷 전담사를 공동으로 설립키로 하는 등 첨단사업분야의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바닥권을 맴돌고 있고, 일부 업체의 경우 수조원대의 투자계획을 밝혔음에도 주가는 액면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현대상사의 주가는 10일 3840원으로 마감됐다. 지난 1월 21일에는 3370원까지 떨어지는 등 액면가(5000원) 이하의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G상사의 주가도 액면가를 밑돌기는 마찬가지. 지난 9일 인터넷사업에 4600억원을 투입키로 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인터넷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10일 주가는 4450원에 머물고 있다. 올해 인터넷사업에 대대적인 투자의사를 밝힌 코오롱상사도 4910원이며 한화는 겨우 액면가 수준을 넘어선 6040원이다.
이 같은 현상은 종합상사의 인터넷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움직임과 같은 호재성 재료가 주식시장에서는 전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등장으로 종합상사들의 설 땅이 좁아진 데 따른 것이다. 더구나 삼성물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합상사들이 인터넷 등 새로운 산업의 패러다임에 대해 늑장 대응을 함에 따라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영증권 허용 연구위원은 『인터넷의 등장으로 이제 수출 및 통관대행을 하던 전통적 방식의 종합상사 무역관행이 깨지고 있다』며 『종합상사의 주가가 특별히 하락할 이유는 없지만 제조업이 아닌 유통업에 가까운 산업의 특성상 「성장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점이 주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상사의 주가수익률(PER)은 35.22배로 상장기업 평균치(15.0배)의 2배 이상을 웃돌고 있을 뿐 아니라 매출액과 PER 등을 고려해 산출한 적정주가가 8250원이지만 실제 주가는 액면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LG상사의 PER도 25.14배에 달하고 있지만 액면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코오롱상사·한화 등도 연초부터 액면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삼성물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합상사들이 인터넷보안·의료용EC·인터넷솔루션 등 인터넷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나서고는 있지만 신산업 패러다임의 대응시기가 늦었다는 분위기가 증시 주변에 퍼지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을 종합해 볼 때 종합상사의 주가는 90년대 초반의 활황세를 끝으로 앞으로도 상당기간 큰 폭의 상승세를 점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