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임리그가 프로스포츠와 같은 흥행사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12일 오픈하는 한국인터넷게임리그(KIGL)는 일회성 게임대회 차원을 벗어나 이제 게임이 흥행과 기업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KIGL에 참가하는 프로게임단은 모두 16개 팀. 특히 정보통신·인터넷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도표 참조
국내 프로게이머들이 극소수 인기게임에만 통달한 게이머에 불과하며 프로게이머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도 없어 진정한 「프로」 비즈니스로 보기에는 성급하다는 지적도 많지만 신세대를 주고객으로 겨냥하는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프로게임리그가 각광받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KIGL 어떻게 진행되나
KIGL의 정규시즌 일정은 개막대회에서 11월 말까지이며 크게 4차례의 분기별 대회와 한해의 최강자를 가리는 연말결선대회(12월 17일 예정)로 구성돼 있다.
대전종목은 「스타크래프트」 「피파축구 99」 두가지다. 프로게임단들은 이 두가지 종목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둘 다 참가할 수 있다.
이같은 시스템에 따라 프로게임단 소속의 프로게이머들은 매주 말 대전을 벌이게 되며 월별 누적승률 1위부터 3위까지는 4강이 겨루는 분기대회에 자동으로 출전한다. 나머지 한장의 출전권은 3위안에 들지 못한 나머지 프로게임단들끼리 패자부활전을 치러 결정한다.
월별대회는 각팀이 두차례씩 풀리그로 겨루는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진행하며 분기대회는 4강이 겨루는 토너먼트 방식이다.
연말대회는 분기별 대회에서 우승한 4개의 프로게임단이 시드를 배정받고 자동출전하며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한 게임단들 중에서 거른 4개 팀을 합쳐 총 8개 게임단이 참여하게 된다.
KIGL은 프로게이머들 사이에 남녀간 실력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 「여성부리그」를 별도로 마련했다.
KIGL은 게임인구 저변확대와 프로게이머들을 발굴하기 위해 「아마리그」도 병행하고 있는데 랭킹서비스를 지원하는 배틀탑(http://www.battletop.com)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게임대회에서 선발된 16강과 「나이스플레이」 「코스매틱랜드」가 창설한 아마게임단이 참여할 예정이다.
◇경기운영은 이렇게
매주 열리는 정기시즌 대회는 게임 종목을 막론하고 원칙적으로 승패가 결정될 때까지 진행한다.
그러나 「피파축구」의 분기·연말대회는 전후반 10분씩으로 경기시간을 제한했으며 무승부일 때는 연장전(전·후반 5분씩)과 승부차기로 승패를 결정한다. 또 「스타크래프트」 종목의 분기·연말대회는 예선의 경우 「단판제」로, 결선은 「3전 2선승제」로 확정했다.
부정행위나 반칙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한 세부규정에 따르면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경기시작 카운트 5초안에 종족을 바꿀 수 없으며 「피파축구」는 선수자신이 만든 팀으로 출전할 수 없도록 했다.
또 경기중 접속이 끊겼을 경우는 다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고의로 접속을 끊었을 경우는 실격된다. 그리고 경기가 종료되면 심판이 확인할 때까지 반드시 마지막 화면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모든 리그 행사에는 기술위원과 대회감독관 역할을 하는 대회운영임원·심판·통계요원 등이 배석한다.
◇상금
「2000 KIGL」의 총상금은 4차례의 분기·연말대회를 포함해 총 2억7000만원이다.
각각의 분기대회에는 3000만원을 책정했으며 연말대회 상금은 총 1억5000만원이다. 연말대회의 경우 부문별 우승자에게 각각 3000만원을, 준우승자에는 800만원을 지급한다. 3위와 4위는 각각 500만원, 300만원을 받게 되며 5위부터 8위의 상금은 각각 100만원이다.
KIGL의 주최측인 배틀탑은 올한해 상금을 제외하고 대회장과 장비 임대, 홍보, 인건비 등 리그 진행비용으로 40억∼4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배틀탑은 프로게임단으로부터 KIGL 참여비 명목으로 500만원을, 공동홍보비로 매달 100만원씩을 받는다. 또 상금은 협찬업체들을 통해 조달할 방침이나 이 정도로는 올해 당장 흑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리그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게임대회에서 파생되는 방송 중계권, 전용 경기장내 광고유치, 로고 사용권 등으로 짭짤한 로열티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포털사이트에서도 파생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흑자리그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유형오기자 hoyoo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