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표면실장 및 인쇄회로기판 생산기자재전

표면실장(SMT)장비는 전자산업의 인프라다. 또한 PCB는 각종 전자제품의 인프라 역할을 한다.

이처럼 전자산업 및 전자제품의 기반이 되는 최첨단 SMT장비 및 PCB용 소재와 생산장비들이 서울 대치동 KOTRA 학여울 전시장에 모두 집결한다.

바로 「국제 표면실장 및 인쇄회로기판 생산기자재전(SMT/PCB KOREA 2000)」이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에 걸쳐 개최되기 때문이다. 수년 동안 갈고 닦아온 기술을 자랑하기 위한 열기로 이곳 KOTRA 학여울 전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개막식 축포와 더불어 3일간의 열전에 돌입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전세계 15개국 200여개 업체가 1200여개 제품을 출품한다. 참가업체도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독일·대만 등 전세계 전자산업을 주름잡는 유명 SMT 및 PCB 소재·장비업체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평가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성황을 이룸에 따라 앞으로 이 전시회가 명실상부한 국제 규모의 SMT/PCB 생산기자재전으로 자리잡을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특히 전시회를 겸해 개최될 예정인 세미나에는 CSP·플립칩 패키지 기술및 관련 소재·장비 동향 등이 중점 소개돼 최신 전자부품 어셈블리 관련 정보습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 전자세트업체에 청량제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자신문사와 K.FAIRS가 공동 주최하고 삼성항공 및 미래산업이 협찬한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각종 기자재 및 소재의 면면을 살펴보면 최근 국내 전자업계 및 PCB업계의 설비투자 방향을 한 눈에 짚어볼 수 있다. 그만큼 출품작 내용이 알차다는 뜻이다.

표면실장 관련 장비분야에서는 삼성항공·미래산업 같은 이 분야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업체들이 참가했다. 남양전자·대한리드전자·반석정밀공업·성문전자·세일테크노·엘렉시스·옴니크리에트·윤희무역·은성FA·케이트로닉스·파멕스·한얼·한주SMT 등이 최신 기종의 첨단장비들을 중심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대거 선을 보인다.

삼성항공은 최근 개발한 고정도 풀 비전(Full Vision)형 칩마운터(모델명 CP-45FV)를 처음으로 출품하고 시장공략에 본격 나선다. 이번 칩마운터 제품군은 삼성항공이 그동안 개발과 생산현장에서 다져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표면실장기술 소프트웨어의 우수성에 대한 진면목을 드러내는 장비들이며 전세계 주요 국가에 특허를 출원중이다.

미래산업은 4∼16개의 모듈헤드를 장착하고 초정밀 이미지 프로세싱이 가능하며, 최고 0.096sec/chip의 초고속 장착속도를 제공하는 칩마운터의 전 제품군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또한 남양전자는 멀티비전 카메라를 통한 부품의 일괄인식과 동시흡착이 가능한 초고속 실장장비를 출품하며, 대한리드전자는 비전 스크린 프린터·PCB 검사장비, 반석정밀공업도 액체 정량 주입기 등을 출품한다. 서호실업은 소형 칩부터 대형 이형부품까지 장착 가능한 마운터, 성문전자는 PCB용 프락스 도포기를, 세일테크노는 시료의 표면·소재를 정밀하게 분석·측정하는 광학현미경을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엘렉시스는 초고밀도 PCB 검사장비를, 옴니크리에트는 칩마운터·자동세척기·솔더링장비 및 세척장비 등을 내놓는다.

아울러 윤희무역상사는 칩과 이형부품 마운터 및 테스트장비를, 은성FA는 모니터·오디오·자동차 전장품 등에 사용할 PCB 조립라인에 유용한 자동 핀삽입기, 케이트로닉스는 칩 슈터(Shooter) 기능과 부품을 동시에 고속 실장하는 표면실장기 등을 각각 선보인다. 파멕스는 라인 매거진 로더·언로더 등을, 한얼은 고속으로 이형부품을 자동삽입하는 장비들을 중점적으로 출품할 예정이다.

PCB 소재·생산장비의 경우 국내에서 나름대로 PCB 소재 및 장비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 대부분이 참여했다. 우선 국내 최대 PCB 생산장비업체로 평가되는 영화OTS가 자동노광기와 자동커팅라이네이터를 출품했다. 웨트장비업체인 백두기업은 내층용 이미지 전처리용 정면기를, 또 다른 웨트장비업체인 정인교역은 에폭시 및 연성 PCB 기판에 묻은 각종 오염원을 제거해주는 정면기와 가이드홀 펀칭기를 선보였다.

세명백트론은 자체 개발한 램프를 장착한 수동노광기를 출품했으며 국내 최대 PCB용 건조기업체인 태양기업은 10여가지에 이르는 드라이오븐을 선보여 PCB업체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또 한국다이요잉크는 빌드업·BGA·MCM 및 CSP 기판용 각종 PCB 잉크류를 출품,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PCB 잉크업체로서의 위상을 과시할 계획이며 제일UV도 이번에 자체 개발한 건조기를 첫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라우터가 국산화돼 관람객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세호로보트산업이 선보인 4축짜리 라우터는 국내 PCB장비기술이 선진국 턱밑까지 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대변해주고 있다.

이번이 처녀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내로라 하는 SMT 및 PCB 소재·생산장비업체들이 대거 집결한 것은 올해 국내 전자산업계의 설비투자가 그 어느 해보다 활발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그동안 설비투자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국내 전자업체 및 PCB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내수경기 회복세가 올해 들어서는 본격적인 활황국면으로 접어들고 수출 또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대대적인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세트업체의 설비투자는 결국 PCB업체의 설비투자로 이어져 올해 국내 SMT 및 PCB 생산기자재전 수요는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21세기 최대 화두로 불리는 「인터넷 및 디지털」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전자업체들은 디지털TV를 비롯한 디지털 정보기기의 개발 및 생산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PCB업체의 생산설비 증설바람은 거세지고 있다. 결국 이번 전시회는 올해 국내 전자업체 및 PCB업체의 투자방향을 가르쳐주는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영화OTS의 안민혁 사장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자동노광기를 국내외 PCB업체에 소개하고 본격 영업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이번 「SMT/PCB KOREA 2000」이 국내 PCB 생산장비업계가 세계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결정적인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PCB 소재업체인 한국다이요잉크의 서정병 이사는 『앞으로 이 전시회가 국내 SMT 및 PCB 소재·생산장비업체들이 신제품을 개발, 첫선을 보이는 등용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