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소니코리아 신임 사장 장병석

『뉴 밀레니엄 원년인 2000년은 단순한 시간의 분기점이 아니라 적어도 지난 20세기가 지향했던 가치나 체계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혁신의 해가 될 것입니다.』

지난 1일자로 소니코리아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장병석 회장 겸 사장은 21세기 문명지식인 대열에서 낙오되지 않고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본 소니사는 지난달 말까지 소니코리아 사장으로 일해 온 히로시게 요시노리씨를 본사로 발령하고 그 후임에 장 사장을 임명했다. 신임 장 사장의 발탁은 「한국 시장에서는 한국인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소니 본사의 의도가 반영된 인사다.

소니 측은 인사배경으로 21세기 디지털경영을 표방하는 소니의 기업 이념에 부합하는 신경영체제 구축과 한국인 대표이사 선임을 통한 현지화 작업 가속화, 가전부문 매출 증가에 따른 국내 가전시장 마케팅 강화 등을 들고 있다.

『현재 한국 문화와 환경에의 적합성을 재검증한 후 소니코리아를 현지 친화적 기업으로 육성·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장 사장의 다짐은 확고하다.

일본 소니사의 국내법인에서 장 사장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장 사장은 지금까지 마산 무역 자유지역에 있는 한국소니전자 사장과 소니코리아 회장을 겸임해 왔는데 이번에는 여기에 소니코리아의 대표이사라는 직책이 추가된 것이다.

장 사장은 한국소니전자 대표로서 지난 87년 이후 전국적인 과도기적 노사환경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의 노사분규 없이 안정된 노사관계를 확립해 연간 5억 달러 이상 수출, 300억원 이상의 순익을 실현하는 등 매출액 경상이익률을 무려 8%선으로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 같은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장 사장은 지난 97년 소니 본사의 이사로도 선임됐으며 지난 98년에는 비일본인으로서는 처음 소니의 최우수 경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영의 기본은 인간중심의 사고입니다. 경영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되 임직원간의 신뢰와 사랑이 바탕돼야 한다는 게 저의 철학입니다.』

장 사장의 관리 능력은 정평나 있다. 소니코리아는 지난해 중반 노사가 충돌하면서 회사 전체가 어수선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한국인 사장 임명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노사화합을 들기도 한다.

『2000년대에는 혁신적인 정보통신 기술과 신기술 제품이 우리들의 문명생활 패턴을 크게 변화시켜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소니코리아는 마케팅에 앞서 이들이 미칠 영향과 응용정보 및 기술정보 제공에 주력할 것입니다.』

장 사장은 수입업체의 최대 약점이기도 한 AS체제와 관련해 현재 전국 26개인 AS센터를 40개 이상으로 대폭 확충하고 부속품 공급체계도 강화해 신속하고 확실한 AS가 가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에는 대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해 고객관리(CRM)를 대폭 강화해 수리를 맡긴 고객이 제품의 수리 진행 상황, 완료 예정일을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대형 TV 등의 출장 수리를 인터넷으로 신청받고 출장 수리 예정일자를 인터넷상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고객의 시간과 비용 절감에 최대한 노력할 것입니다.』

경남 무역상사협의회 회장, 마산 무역 자유지역 기업협회 회장을 맡는 등 지역 경제계로부터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장 사장은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사회 환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한국사회의 일원으로서 철저한 한국화의 실현과 더불어 뜻 있는 봉사활동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