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은 3억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용자는 올해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확산속도는 이미 다른 나라들에 매우 놀라운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새 천년의 시작인 2000년에는 전자상거래 외에도 전자정부·사이버교육 등 인터넷을 활용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영역이 훨씬 광범위해질 것이다. 특히 금년 4월에 있을 총선에서 전자민주주의는 나름대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새로운 세상을 대변하는 「인터넷 세상」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시공을 초월한 경쟁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감각이나 새로운 차원의 대책들이 수립되고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우리가 생존하는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 주도적인 위치에 서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현재의 인터넷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차세대 인터넷 기반구조를 조속하게 구축하여야 하며, 광대역 통신망(WAN) 등 기간망의 고속화와 함께 가입자망의 획기적인 개선이나 홈네트워크의 고도화가 필수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둘째, 차세대 인터넷 기반구조를 근간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멀티미디어 콘텐츠산업을 확대해야 한다. 전자정부·전자상거래·사이버진료·사이버교육·사이버뱅킹 등 새로운 서비스의 적용으로 경쟁력 있는 구조로 개편되어야 하며 새로운 서비스는 사고방식의 변혁을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교육제도 등의 개선이 동시에 수행되어야 한다.
셋째, 멀티미디어 서비스 시대에 걸맞은 해킹·전자테러·컴퓨터보안 등의 대책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보호 등의 대책이 확립되어야 한다. 디지털 공간에서의 도메인이나 인터넷 주소 확보도 대단히 중요하며 사이버 국토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인 방법을 확립하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분쟁이나 지적재산권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불건전정보의 유통을 방지하는 대책과 법·제도의 효과적인 정비도 기본적인 인프라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인터넷 세상으로 바뀌면서 우리가 생각하여야 할 보다 중요한 이슈는 새롭게 부각될 정보의 빈부격차, 새로운 부의 공평한 분배,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패러다임 등에 대처하기 위한 인터넷 문화를 어떻게 정립하는가 하는 점이다.
지식정보사회에는 여성인력의 진출이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 곤란한 계층도 늘어갈 것이다. 또 수많은 사이버 커뮤니티가 출현하여 집단의 이해관계를 위해 서로 투쟁할 것이다. 지식정보사회의 특성인 글로벌화와 개인화의 틈바구니에서 개인·가정·사회의 가치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문화를 정립하는 것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하겠다.
문화에 관한 재미있는 전망이 있다. 영국의 언어학자 데이비드 그래돌(David Graddol)은 95년 현재 인터넷에서 영어로 소통되는 비율이 84.3%였으나, 5년 뒤에는 알타비스타를 기준으로 영어가 62%이며, 시간이 더 지나면 40% 정도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는 의사소통이 불편하고, 표현에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에 인터넷 이용에 모국어를 선호함에 따라 문화·경제적 블록화가 급속하게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인터넷의 발전이 정부와 개인·기업 등을 유형별로 직접 연결시켜 중재자들의 역할을 약화시킬 것이고, 이로 인한 국가·사회적인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와 대립과 갈등이 깊어지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예측되는 사회적 현상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올바른 가치관을 바탕으로 우리의 고유문화를 유지하고, 새로운 환경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인터넷 문화를 창출하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시작하는 지식정보사회에서 문화적인 고려가 없다면 매우 삭막하고 감성없는 세상이 도래할 수도 있다. 인터넷 세상이 아무리 광속처리를 기반으로 효율성을 가져온다 하더라도 사랑과 꿈이 깃든 사이버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명제는 우리가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특권이며 소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