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안장비 생산업체들이 올해 매출목표를 적게는 지난해 대비 5∼6배, 많게는 20∼50배까지 늘려잡으면서 보안업계에 「매출거품론」을 놓고 상호비방전이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디지털영상장치(DVR)와 지문인식기 등 각종 보안장비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성진씨앤씨·산내들인슈·니트젠·쓰리알·제일데이타시스템·코디콤·희산정보기술 등 보안장비 생산업체들은 올해 공격경영을 통해 매출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규모가 수십억원대에 불과했던 이들 업체가 올해 매출목표를 많게는 1000억원 이상, 적게는 수백억원 규모로 발표하고 나서자 이를 둘러싸고 각 업체들이 경쟁업체의 평가절하에 발벗고 나서는 등 상호비방이 가열되고 있는 것.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보안장비시장을 키워야 할 보안장비업체들이 다른 업체의 매출목표에 대해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다」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매출목표를 부풀려 선량한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상호비방으로 시장분위기를 흐려놓으며 보안장비시장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매출목표를 1000억원으로 발표한 DVR 생산업체 S사는 「내부적으로는 올해 1500억원의 매출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업체의 매출목표에 대해서는 「절대로 실현할 수 없는 매출목표를 대외적으로 발표해 해외 바이어들과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경쟁업체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올해 매출목표를 각각 500억원과 350억원으로 잡은 또 다른 S사·K사 등 다른 DVR 생산업체들은 「올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무난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S사가 수백억원대인 다른 업체의 매출목표가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오히려 S사의 매출목표에 상당히 많은 거품이 있는 것 아니냐」며 반박에 나섰다.
DVR업계의 이같은 분위기는 지문인식기 생산업계와도 크게 다르지 않아 올해 매출목표를 각각 1000억원과 800억원, 250억원으로 잡은 S사·N사·J 사 등은 제각각 「자기 회사의 매출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다른 회사의 매출목표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들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보안업계에 매출목표를 둘러싸고 상호비방전이 확산되는 것은 일부 기업들이 코스닥 등록을 위해 기업이미지를 제고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올해 사업계획과 매출목표를 다소 부풀리는 측면이 있는데다 경쟁업체 사이에 감정대립이 갈수록 심화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보안분야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보안시장이 급신장세를 보이는 만큼 각 업체들은 시장질서를 유린하는 상호비방을 자제하고 유기적인 공조체제를 구축해 파이를 좀 더 크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국내업체 사이의 상호비방이 해외시장에서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국익차원에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욱기자 swkim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