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방송국(SO)들이 자체 전송망 구축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 종합유선방송법 개정 이후 케이블 SO들도 자체 전송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허용됐으나 케이블 SO들이 자체 전송망 구축에 필수적인 한전의 배전주 등 관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체 전송망 구축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케이블 SO들은 전송망 사업자들이 향후 전송망 사용료의 인상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최대 경쟁 사업자인 중계유선 사업자들이 한전이나 한국통신에서 배전주·통신주 등 관로를 임대받아 전송망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 장기적으로 자체 전송망 구축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자체전송망의 핵심인 관로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1차 지역 케이블TV SO들 가운데 상당수는 한전이나 한국통신의 전송망을 빌리는 것보다는 자체 전송망을 구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아래 전송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으나 배전주 임대권자인 한전측은 급할 게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케이블 SO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배전주를 빌리기 위해 한전측과 꾸준히 접촉해 왔으나 한전측은 정책적인 차원에서 자회사인 파워콤의 전송망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데다 한전 지역 사무소 역시 배전주 임대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한전측이 하나로통신이나 두루넷 등 기본통신 사업자들에는 배전주를 임대해주면서도 케이블 SO들에 대해서는 배전주를 빌려주지 않고 있는 것은 케이블 방송국들의 자체 전송망 구축을 원천적으로 가로막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모르겠다』고 한전측 태도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1차 SO와 한국통신간에 추진되던 케이블TV 전송망 매각 협상 역시 무산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한국통신으로부터 케이블TV 전송망 시설 인수를 추진해 온 케이블 SO들은 매각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자 한국통신측이 전송망을 매각하려던 당초 방침에서 후퇴, 전송망 사업을 재개하려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떼지 않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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