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저장장치 트로이카 시대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이 트로이카 시대를 맞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HP·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LG히다찌가 포진한 히다찌 진영과 샤크로 재무장한 IBM 진영이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통해 EMC 진영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고 나서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은 3파전 양상의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초까지만 해도 EMC가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을 석권하는 데 한몫을 톡톡히 했던 HP가 유닉스 서버에 최적화한 전략 제품인 「XP256」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LG히다찌가 고군분투해 온 히다찌 진영에 본격 가세함으로써 이 시장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히다찌 진영의 선봉을 맡은 한국HP(대표 최준근)는 그동안 서버에 종속돼온 대용량 저장장치 영업을 완전 분리해 XP256을 앞세워 오픈 시스템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업계 처음으로 고객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일종의 주문형 판매방식인 ISOD를 2월말께 도입할 계획이다.

XP256으로 제품군을 강화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대표 류필구)도 한국통신하이텔에 XP256 4TB를 공급하는 등 1월에만 10TB 이상을 수주하는 등 연초부터 순조로운 출발을 보임에 따라 올해는 통신분야와 공공부분을 집중 공략, 매출증대는 물론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LG히다찌(대표 이은준)도 디지틀조선과 조흥은행의 대용량 저장장치 물량을 잇따라 수주한 것으로 계기로 그동안 미드레인지와 엔터프라이즈로 분산해온 영업력을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집중하는 등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동안 EMC 그늘에 가려 있던 한국IBM(대표 신재철)도 최근 전략모델인 「샤크」를 내세워 EMC 진영에 선전포고를 하고 공격적인 영업활동에 돌입,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발표 4개월 만에 금융권에만 6TB를 공급하는 등 EMC가 강세를 보여온 금융권 시장에서 샤크 도입 붐이 일고 있는 만큼 은행·화재·증권·투신사 등 금융권 영업에 전력투구하는 한편 비IBM 기종과의 원활한 접속기능을 내세워 오픈 시스템 시장으로 수요기반을 넓혀가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IBM과 히다찌 진영의 적극적인 공세에 맞서 한국EMC(대표 정형문)도 지난해 10월 데이터제너럴 인수를 계기로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중심의 영업에서 탈피, 수요 다변화 차원에서 NT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윈도2000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발표, 기선제압에 나설 계획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