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디지털 경영체제 구축 본격화

가전업체들이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조직개편 단행과 함께 영업전략·상품기획에 디지털 제품을 최우선시 하는 등 디지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최근 디지털 제품만을 전문으로 담당할 디지털미디어 총괄을 신설하거나 디지털 시장의 전초기지인 북미 공략을 담당할 북미담당 사장직과 디지털 마케팅을 위한 I&D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가전업체들은 인터넷TV, 홈 네트워킹 제품, 디지털 백색가전, 디지털 디스플레이 등 디지털 제품 개발과 판매를 확대하는 등 디지털 제품의 상품기획과 판촉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협력업체와의 거래대금을 온라인을 통해 지불하도록 하거나 수출대금을 온라인으로 처리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전자상거래 기반 구축에도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전업체들이 새로운 조직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시장 조기선점을 위한 가전업체들의 주도권 잡기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디지털 사업을 위해 그동안 정보가전 총괄, 미디어서비스 사업팀 등으로 산재돼 있던 디지털관련 조직을 「디지털미디어 총괄」로 통폐합하는 등 대폭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면 LG전자는 기존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업무를 조정하는 선인 소폭의 조직개편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과 LG가 모두 디지털 사업을 전담해 온 엔지니어 출신인 진대제 사장과 백우현 사장을 각각 책임자로 임명, 기술을 최우선으로 하는 디지털 시대의 인재발탁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대우전자의 경우 워크아웃으로 인해 그동안 디지털 사업을 위한 조직개편에 적극 나서지 못해왔으나 회사가 정상화되면 멀티미디어 사업을 중심으로 한 조직정비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와 이동통신단말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디지털관련 제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디지털미디어 총괄 신설은 소비자에게 가장 친밀하게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TV, 디지털 캠코더 등 미디어 분야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디지털 기업으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새로운 조직을 신설하기 보다는 디지털 산업이 가장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북미지역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북미지역 사장직을 신설하고 초대 사장에 백우현 기술담당 부사장을 임명했다. 북미지역 사장은 그동안 분리돼 있던 LG전자·LG정보통신의 미국 판매법인을 총괄하고 LG전자의 미국내 자회사인 제니스사도 경영하도록 하는 등 조직의 일원화를 통해 체계적이면서도 집중적인 디지털 사업을 펴나가게 된다.

LG전자는 이 밖에 올 초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LG정보통신이 맡아 오던 이동통신단말기 영업부분을 흡수했으며 디지털 영업을 위한 I&D(Internet & Direct)팀을 신설, 디지털 영업기반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멀티미디어 종합가전회사로의 재탄생을 선언한 대우전자는 전자상거래관련 사업 강화를 통해 디지털 기업으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전자상거래 사이버 쇼핑몰, 교육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 크게 3개 분야를 중점 육성해 나가기로 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