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으로 부상한 반도체, 통신, 컴퓨터 등 핵심 정보기술(IT)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마케팅 능력 확보, 국제 표준화 주도 등 국내외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한 새로운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4일 「한국 주력 산업의 21세기 발전 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IMF 경제위기 이후 대형 인수·합병, 디지털기술의 확산, 외국기업의 국내진출 등 국내외 패러다임의 변화가 심하다』며 뉴밀레니엄을 맞아 이젠 우리 경쟁능력을 감안한 주력산업의 새로운 발전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를 위해 기초연구-제품개발-생산공정-마케팅 등 가치연쇄(Value Chain)의 위치이동과 경쟁능력에 대한 대응이 가능한지를 평가, IT분야를 △단기적(5년 이내)으로 대응가능한 산업군(반도체) △중장기적(5∼10년)으로 대응가능한 산업군(통신) △중장기적으로 대응이 어려운 산업군(컴퓨터) 등으로 분류, 각기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이에따라 우선 조선·철강과 함께 리딩그룹으로 분류되는 반도체의 경우 취약한 기초 연구개발 분야를 단기간내에 확보하기 위해 정부투자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국제 표준화 경쟁에서 국내업체간 협력으로 주도적 위치를 확보하고 인터넷 등 신마케팅 기법을 신속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연구소는 또 중장기적 선진국 추격이 가능한 그룹(Catch-up)에 속하는 통신기기는 기초 연구부문에서 선진국과 격차가 크고 CDMA단말기·기지국장비·광전송장비 등의 부품국산화율이 50% 전후로 낮기 때문에 앞으로 특정 분야에 기술력이 있는 전문 벤처기업 육성과 핵심부품의 국산화 제고 노력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밖에 중장기적으로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컴퓨터의 경우는 개도국의 추격에 대비한 니치마켓을 적극 공략하는 동시에 △유연 생산시스템 도입 △리스트럭처링 단행 △전략적 제휴 및 분업 △국제적인 생산 네트워크 참여 등을 통해 경쟁능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 IT산업의 대외경쟁능력 면에서 반도체는 선진국과 거의 대등한 수준이나, 통신 등은 생산공정상의 능력은 높으나 기초연구와 마케팅 면에서 아직 취약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