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소장 공모제 잡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2개 부설 연구소에 대한 소장 공모를 추진하면서 짧은 기간에 공모를 마감, 특정인을 임용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통신연구원 노조에서는 연구소측이 정상적인 공모절차를 무시한 채 독선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며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해명요구에 나서 소장 공모를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전자통신연구원은 지난 11일 부설 연구소인 컴퓨터·소프트웨어기술연구소와 무선방송기술연구소 등 2개 연구소 소장의 내부 공모에 들어가 4일만인 14일 소장 공모를 마감했다.

더욱이 12·13일이 휴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공모기간은 이틀에 불과해 구성원들 사이에는 사실상 이미 특정인을 내정해 놓고 소장을 뽑기 위한 형식만 갖춘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정당한 원칙에 의한 공모라면 적어도 충분한 공모기간을 가진 후 엄격한 평가를 거쳐 뽑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15일 현재 소장 공모에 임한 응모자는 연구소별로 1명씩인 것으로 밝혀져 구성원들의 이같은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최근 실시된 소장 공모제가 졸속으로 성급히 진행되고 있다』며 『비민주적인 절차를 밟고 있는 이번 공모제에 대해 연구소측에서 해명하고 원칙에 의해 다시 소장 공모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연구소 관계자는 『부설연구소 소장직을 한참동안 비워둘 수 없어 빨리 공모제를 시행했다』며 『만약 내부에서 적당한 인물이 나오지 않을 경우 외부에 다시 공고해 소장을 선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