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용 I/O커넥터시장 지각변동

이동전화용 I/O커넥터시장에서 독점을 누렸던 히로세코리아에 신흥업체들이 강력하게 도전하면서 시장구도가 독점체제에서 경쟁체제로 바뀔 전망이다.

커넥터시장에 얼굴을 내민 지 불과 2∼3년밖에 안된 신출내기 업체인 KAE·화신커넥터·신안전자 등이 시장점유율을 점차 늘리는 데 성공, 전체시장의 40%선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규모

현재 삼성전자·LG정보통신·현대전자·텔슨·어필·맥슨 등 국내 이동전화 제조업체들이 내수와 수출용(GSM용 포함)으로 월 1000만대 이상의 이동전화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동전화에 들어가는 I/O커넥터시장도 해가 갈수록 급성장하면서 전체 커넥터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플렉코리아측은 『지난해 I/O커넥터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대를 돌파한 1053억원을 형성, 98년(금액 858억원)에 비해 22.7%의 고속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I/O커넥터의 시장규모는 전체 커넥터시장 규모(금액 8967억원)의 11.7%선에 이르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들어서도 이동전화의 수출확대에 힘입어 I/O커넥터의 생산도 지난해 대비 60%가량 증가한 7000만∼8000만개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현황

가장 빠른 속도로 성공을 거둔 KAE(대표 김제성)는 1월에 100만개의 I/O커넥터를 판매, 지난해 월평균 매출액보다 두배가량 증가한 21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최근 세계 8위의 이동전화 부품업체인 미국 암페놀과 합작관계를 체결하고 I/O커넥터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I/O커넥터 전문업체인 화신커넥터(대표 박영태)도 지난 1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7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아직 일본제품보다 뒤쳐진 금형·원재료 등과 관련한 기술을 개발, 하반기부터는 일본에 역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사업을 시작한 신안전자(대표 이용배)는 지난 1월 60만개의 I/O커넥터를 판매해 7억여원의 실적을 거두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판매물량의 40만개를 미국과 유럽 등지에 수출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성공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I/O커넥터 이외에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스마트미디어카드용 커넥터 등으로 사업품목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후발업체들의 예봉을 피하기 위해 히로세코리아(대표 김연혁)는 그동안 일본에서 공급받던 I/O커넥터를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하고 3월부터 생산라인 가동에 들어가 올해 1000만개 정도를 생산할 예정이다.

◇향후 전망

이동전화용 I/O커넥터 신흥업체들의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한마디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업체들은 히로세코리아와는 달리 국내에서 직접 생산함으로써 납기와 가격면에서 유리한 입장을 갖고 있어 시장진입에 성공한 것. 그러나 히로세코리아가 자체생산에 들어갈 3월부터는 상황이 돌변, 선발업체들이 누리던 가격이점도 희석될 것으로 보여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는 『앞으로 IMT2000 등 호재가 많아 당분간 I/O커넥터시장의 호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국내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이동전화 부품생산 전략기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