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한국 TFTLCD, 올해 세계 시장 점유율 40% 진입할 듯

세계 TFT LCD산업에서 국내 업체의 비약적인 성장은 미래시장을 정확히 예측한 과감한 선행투자의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LG필립스LCD·현대전자 등은 98년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대형 제품에 대한 설비투자를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노트북PC시장에서 대화면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지난해 14.1인치 제품을 집중 공략했으며 이러한 승부수는 주효했다.

일본업체들은 달랐다. 일본업체들은 한국업체와 마찬가지로 경제위기에 직면하자 설비투자를 축소했다. 라인당 5000억원 이상 드는 설비투자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 대가로 일본업체들은 지난해 눈앞의 시장을 한국업체에 고스란히 빼앗기는 고통을 맛봤다. 표 참조

국내 업체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예스」라고 답변한다. 국내 업체들은 선행투자로 경쟁사에 비해 원가절감 요인이 많은 데다 이미 확보한 거래처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일본을 제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2002년이나 2003년께다. 변수는 일본업체의 반격과 대만업체의 도전이다.

일본업체들은 노트북PC시장보다 휴대형 멀티미디어기기 등 중소형 제품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해상도 제품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 한국업체의 급상승에 제동을 건다는 방침이다.

대만업체들도 독자적으로 또는 일본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TFT LCD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대만업체들은 2005년께 세계 시장점유율 25% 이상을 목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대적인 설비투자에 나섰다. 특히 대만업체들은 시장진입을 위해 초반부터 가격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일본과 대만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이 국내업체들의 상승세를 당분간은 꺾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시장의 활성화로 전반적인 TFT LCD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수출확대를 가로막을 게 없다는 것이다.

업체 전문가들은 『일본업체의 반격과 대만업체의 도전을 받고 있으나 워낙 시장성장세가 두드러져 국내 업체들의 강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대만업체들이 국내 업체가 아닌 일본업체의 시장만을 잠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