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 개발회사를 차린 J 사장은 프로젝트 진행이 급선무지만 직원 단속에 각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써 우수한 인력들을 모아놨더니 경쟁 게임회사들이 자사의 직원들을 스카우트하려는 움직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J 사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부터 게임벤처 창업이 급증하고 있지만 인력 공급은 수요에 크게 못미쳐, 공채를 통해 원하는 개발자를 확보한다는 것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귀국, 최근 온라인게임회사를 차린 D사의 Y 사장도 개발 인력을 조달하는 데 적지 않은 애를 먹었다. 기존 회사에 비해 상당히 높은 임금을 제시하고 실력과 경력을 갖춘 사람을 뽑으려 했지만 실력자는 고사하고 일정 수준의 사람도 구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결국 Y사장은 인맥을 통해 한 대학교의 게임동아리 맴버들을 찾아 어렵게 개발진을 구성했다.
형편이 이렇다보니 게임 개발자들의 몸값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특히 최근 수요가 많은 온라인게임 프로그래머와 네트워크 관리자들은 1년 이상의 경력만 있어도 귀빈대접을 받고 있다.
실제로 게임회사들은 신입사원일 경우 최소한 연봉 1200만원 이상을, 경력자들은 근무연수나 프로젝트 수행실적에 따라 연봉 1500만∼2500만원대를 제시하고 있다. 업체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온라인게임회사들이 PC게임회사에 비해 평균적으로 평균 20%가량 높은 임금을 제안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상품화된 게임의 판매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스톡옵션을 추가로 제시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병역특례 혜택은 유능한 게임 개발자들을 영입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조건이다.
최근 DDR 게임으로 호황을 누리는 업소용게임기업체들은 PC나 온라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신규 인력을 구하는 데 많은 애를 먹고 있다. 게임 개발 지망생들이 PC나 온라인게임에 친숙해 지원자가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주기판·부품 등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을 갖춘 개발자는 더욱 더 희소하기 때문이다.
한 게임회사의 사장은 『유능한 신입사원을 충원하는 것도 고민거리지만 게임 개발작업 전체를 지휘할 수 있는 팀장급 개발자들은 벤처창업 붐을 타고 독립하려는 움직임이 많아 이들을 관리하는 데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발자들은 『최근들어 개발자들의 임금이 오르는 추세는 분명하지만 게임 개발이 다른 직업에 비해 근무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의 임금수준이 결코 만족스러운 상태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