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월드>박스1: 3차원 VR공간

인터넷이라고 하면 단순한 2D홈페이지에만 익숙한 보통사람들에게 3차원 가상공간은 하나의 충격이다. 다음달 초 국내 대기업이 잇따라 공개할 3차원 커뮤니티서비스에 접속해보면 실감하겠지만 요즘 등장하는 3차원 인터넷 공간은 「또 하나의 삶(Another Life)」이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현실적이다.

인간의 삶 자체가 컴퓨터가 지배하는 가상세계라는 영화 「메트릭스」의 메시지를 그저 공상일 뿐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울 정도로 최근 3차원 가상현실(VR)기술의 발전속도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단 가상의 도시에 접속한 네티즌은 새로운 자아로 변신하고 마음대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하고 물건을 사기도 한다. 기존 텍스트 기반의 채팅공간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현실감을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3차원 공간의 리얼리티는 사람들에게 강한 중독성을 수반하며 기존 인터넷사업환경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단 3D공간에 맛들인 젊은 네티즌은 2D방식의 쇼핑몰, 홈페이지에 쉽게 식상하게 마련이다. 또 3차원 인터넷 공간에서는 현실세계와 거의 동일한 커뮤니케이션환경으로 인해 이론적으로는 현실세계의 회사업무 상당부분을 저렴하게 운영할 수도 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올해 상반기부터는 2차원 인터넷 홈페지를 입체화하는 3D리노베이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3차원 가상공간을 현실세계와 완전히 유리된 별천지 낙원으로 간주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어디든 사람사는 곳에는 질서와 제도가 생기게 마련이며 3차원 가상공간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3차원 VR공간이라는 신대륙에서 사회생활과 인터넷사업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모색할 시기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