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인터넷상의 3차원 공간점유권을 매매하는 이른바 「가상부동산」시장이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비좁은 국토 때문에 땅에 대한 집착이 유별난 우리 국민에게 어느날 인터넷공간도 「땅」처럼 사고 팔 수 있다는 재테크개념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수억원대에 거래되는 도메인열풍과 맞물려 일부에서는 인터넷 3차원 공간도 미리 사두면 돈이 된다는 인식으로 부동산투기와 비슷한 사재기 현상도 일어났다.
3차원 가상공간에 분양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D사는 현재 150여개 업체를 가상도시에 입주시키고 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밖에도 여러 3D전문업체들이 가상공간을 분양한다는 사업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사이버부동산」시장의 실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넷업계에서는 사이버유동인구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한 3차원 공간점유권에 자산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3차원공간 거래행위에 어떤 법률이 적용되어야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3D전문업체 당사자간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법률전문가들은 현행법상 「등기」할 수도 없는 가상건물은 「부동산」이 아니기 때문에 PC통신 사용권 같은 채권의 일종이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사법연수원 이해완 판사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진짜 부동산이나 도메인주소와 달리 3차원 VR공간은 얼마든지 복제가능한 특성을 가지며 그 자산적 가치도 유동인구와 기술수준에 따라 급변한다』면서 『인터넷공간의 특성을 신중히 평가한 뒤에 구입여부를 결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