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초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사업을 앞당기겠다고 밝히면서 통신장비산업은 더욱 힘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ATM분야는 음성·영상·데이터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수단이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호황기를 예약해 놓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도 외국업체들의 독무대였던 이 시장은 잇단 국산장비 개발성과로 최소 1000억원대의 장비공급을 둘러싼 국내외 업체간 경쟁격화를 예고하고 있다.
ETRI와 삼성전자·LG정보통신·한화/정보통신·대우통신 등이 참여한 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HAN/BISDN) 한빛 ACE 64프로젝트 결과, 최소한 10Gbps까지 지원하면서 60만 가입자에 대해 음성·영상 및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장비개발 성과를 이뤄냈다.
한국통신이 초고속 국가망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93년부터 산·학·연 공동으로 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의 핵심장비인 소형 ATM교환기 한빛 ACE64와 광대역 망종단장치 한빛 CANS를 상용화해 표준규격화까지 완료한 것이다. 이어 미디어링크·텔리웨어·호림테크널러지 등이 잇따라 관련장비를 개발하면서 한국통신 등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초고속 국가통신망 구축용 장비시장 공략에 나섰다.
ATM이 이처럼 뒤늦게나마 각광을 받는 이유는 장비가격 대비 성능에 따른 시장성에 힘입은 바 크다. 지난 90년대초 등장한 ATM기술은 음성과 다양한 데이터를 동시에 지원하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싸고 수요층이 형성되지 않아 외면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전세계적인 인터넷통신의 붐과 함께 다양한 데이터통신 수요가 발생하면서 ATM기술은 기존 IP기반기술을 제치고 새삼 주목받기 시작했다. 다양한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 서비스의 차별화를 추구해야 하는 통신서비스사업자와 ISP들이 이러한 ATM의 계층적 특성을 기반으로 한 장점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이 장비는 MPLS(Multi Protocol Label Switching)기술을 이용하면 라우터 없이도 인터넷의 주소를 손쉽게 찾아주는 라우팅 기능까지 수행한다. 초고속 ATM서비스를 이용해 음성과 데이터 전용회선을 따로 구성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회선요금이나 비용면에서 20% 이상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ATM기술은 이미 여러가지 면에서 초고속 국가통신망 구축사업을 지원하는 총아임을 드러내고 있다. 당장 오는 4월부터 우리나라에서 초고속 비동기전송모드(ATM)서비스 시대가 본격 개막되는 것도 그중 한 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올 ATM시장은 국내외 업체들의 격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루슨트테크놀로지스·뉴브리지·알카텔·노텔네트웍스·마르코니·시스코시스템스 등이 다양한 ATM솔루션을 통해 한국통신 등 주요 사이트의 수요확산에 대비하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