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공급업체들이 소음방지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퀀텀코리아(대표 박용진)는 HDD의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인 저소음드라이브 기술을 개발, 자사의 「파이어볼 LCT」 제품에 채택했다고 밝혔다.
씨게이트도 소음문제를 크게 개선한 「바라쿠다 ATA Ⅱ」를 국내시장에 내놓고 소음에 대한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나섰으며 맥스터코리아를 비롯한 대부분의 HDD 공급업체들이 올해 소음방지기술을 주요 마케팅 이슈로 잡고 있다.
퀀텀이 개발한 저소음 드라이브기술은 소음에 민감한 고객들을 위해 개발된 기술로 기계적인 잡음을 극소화해 안정적인 컴퓨터 사용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전통적인 HDD가 평균 36∼48㏈의 소음을 내는 데 비해 저소음 드라이브 기술이 적용된 파이어볼 LCT의 경우 대기모드에서 28㏈, 읽고 쓰는 작업을 할 때는 32㏈의 소음 수준을 갖추고 있다. 이는 20∼130㏈의 음역을 인지하는 사람의 귀로 속삭이는 정도의 소음(28㏈)을 듣는 수준에 불과하다.
퀀텀은 HDD의 소음문제가 가전업체뿐만 아니라 PC공급업체의 제품 경쟁력 확보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 앞으로 개발하는 전체 HDD 제품군에 이 기술을 채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소음방지 기술이 HDD업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업계가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가전시장 진출에 소음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사용자들의 경우 쿨링 팬과 전원공급장치, HDD 등 모터 달린 부품이 내는 각종 소음에 익숙해져 다소 관대한 면이 있지만 가전시장의 경우 소리에 민감하고 노이즈로 인한 사운드의 음색변화가 제품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1∼2년 전부터 HDD 공급업체들이 개발해왔던 충격방지 기술과 정전기방지기술 등 데이터보호 관련기술이 완성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제품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소음 부문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HDD 공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HDD는 모터를 돌리고 헤드를 움직여야 하는 기계적인 구조 때문에 소음발생이 필연적』이라며 『올해부터는 HDD 공급업체들이 역점적으로 개발해왔던 충격방지기술 못지 않게 저소음 드라이브 기술개발에 총력전을 쏟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