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국산 데이터베이스(DB) 도약의 원년으로 삼을 작정입니다. 국내 DB세력을 한곳으로 결집해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솔루션 협력사를 통해 유니SQL의 대내외적인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대표적인 국산 상용DB인 유니SQL을 개발, 공급하고 있는 한국컴퓨터통신 강태헌 사장은 이제까지는 부도 등의 여파로 국산 DB업체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모든 사업력을 집중해 내수시장 30% 점유, 30개국 수출이라는 장기적인 청사진을 실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컴퓨터통신은 지난 97년말 미국 유니SQL사로부터 DB 소스코드와 판권을 인수한 이후 국산DB 업체로서의 활약이 기대돼왔으나 IMF 여파로 인한 뜻하지 않은 부도와 자금력 부족으로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해왔다.
강 사장은 특히 지난해 매출이 처음으로 100억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최근에는 98년 부도 이후 2년 만에 법원으로부터 화의종결 결정을 얻어내는 등 외부환경과 내부역량이 크게 좋아졌다고 강조하고 이러한 비전을 4년내 실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강 사장이 가장 먼저 추진하고 있는 것은 국내 DB 세력을 한곳으로 모으는 작업이다. 한국컴퓨터통신은 이미 바다DB 기술력을 갖고 있는 ETRI와 DB분야에서 상호 공조하기로 합의했으며 앞으로 KAIST 등 각 연구기관, 학교에 흩어져 있는 박사급 이상의 DB 개발 전문인력을 결집해 역할 분담을 통한 차세대 국산DB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매년 총 매출의 30% 이상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고 내년에만 300억∼4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하는 등 연구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국컴퓨터통신은 원활한 자금확보를 위해 내년 1·4분기를 목표로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올해 3·4분기경 대전과 미국에 연구소를 설립해 본사 연구소 등 3개 연구소에서 차기 제품개발을 다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강 사장은 국내 SW협력사를 대거 발굴해 유니SQL 기반의 부가 애플리케이션을 다양하게 확보하는 것은 물론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세계시장에 동반 진출해 국내 SW업체들이 공동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협력사 모델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내년에 미국과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한편 미국·중국·인도네시아·대만·캄보디아 등 북미·아시아 지역 시장을 집중 공략해 2002년에는 100억원 가까운 수출실적을 거둘 방침이다. 이밖에 올해 안으로 전국 60개 대학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기증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9월에는 대학생, 대학원생 대상 논문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유니SQL 사용자 저변을 확대하고 국산 DB인력간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강 사장은 『시스템 소프트웨어(SW)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기반이 되며 부가가치가 높고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상당히 넓어 SW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전제하고 『그동안은 상용시장에서 사용할 만한 시스템SW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외산 제품을 썼지만 DB분야만큼은 이런 종속 상황을 타개하고 더 나아가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