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전 디지털 혁명을 이끈다>8회-LG전자 디지털전략

얼마전 구미의 LG전자 디스플레이사업본부에서는 「21세기 디스플레이 사업 전략」 발표회가 있었다. LG전자는 이날 오는 2005년까지 디지털TV·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LG전자는 디지털 정보가전의 핵심 사업으로 디스플레이사업과 백색가전을 꼽고 각각 디스플레이사업본부와 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에서 맡도록 하고 있다. 디지털TV와 초대형 PDP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은 냉장고, 전자레인지, 보안장비, 냉·난방기기 등과 연결됨으로써 홈 네트워킹의 중심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가장 비중 높은 정보가전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정보가전의 핵심 제품이 될 디스플레이 분야를 세계 1위로 키워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아날로그 시대에 소니 등 일본 가전업체 뒤따라가기에 바빴지만 디지털 정보가전 시대에는 일본 가전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세계 가전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LG전자는 이 같이 야심이 단순한 희망사항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LG전자는 이미 세계적 수준의 독자적인 완전평면 디스플레이 디바이스 디지털 기술력을 독자적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유수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함으로써 초우량 브랜드력을 갖춘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서의 위상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디지털TV와 함께 초대형 벽걸이용 PDP TV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40인치급 제품을 시판하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60인치 제품도 시판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초기 수백만원에서 천만원대를 호가하는 비싼 가격으로 인해 디지털TV와 벽걸이TV 판매가 미미하겠지만 디지털방송이 시작되면 제품양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어 판매가격이 크게 낮아짐으로써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를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우선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 시장에 진출해 기술력을 인정받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최근 열린 국제 가전전시회에 인터넷 냉장고와 인터넷 전자레인지 등 정보기능을 보유한 백색가전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에서 관장하고 있는 백색가전사업은 디스플레이 제품 못지 않게 중요한 정보매체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LG는 기존 냉장고와 전자레인지에 단순히 인터넷 단말기를 부착한 정도가 아니라 냉장고를 가정의 물류창고로 만들고 전자레인지를 요리사로 만들어 주는 첨단 기능을 갖춘 제품을 개발,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이들 제품을 올해 말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지만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보다는 정보화 아파트내에 벽걸이TV와 함께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치되는 형태로 향후 2∼3년 후에나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각 정보가전 제품과 네트워크를 연결시켜 주는 홈 네트워킹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우선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파워라인을 통한 홈 네트워킹 표준개발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국내표준을 마련하고 이를 세계 표준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미국 등 선진국의 홈 네트워킹 표준에 자사의 표준이 채택되도록 하는 한편 HAVi 등 세계적인 네트워킹 흐름을 면밀히 분석해 파급효과가 가장 큰 기술을 채택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이 밖에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정보가전 사업을 조직의 핵심에 위치시키는가 하면 디지털 영업 인프라 확산을 위해 디지털 전문 대리점을 늘리고 인터넷을 통한 AS를 실시하는 등 기반구축에도 열심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