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대가 인쇄출판으로 지식과 정보를 제공했다면 이제는 뉴미디어가 그 역할을 대체할 것입니다. 인쇄출판은 뉴미디어산업의 일부로 편입되겠지요. 지식·정보·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뉴미디어산업이고 이 뉴미디어산업의 핵심에 인터넷이 있습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국내 최대 종합출판인 웅진출판이 인터넷·지식기업으로 변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웅진은 기존의 교육 및 출판 중심의 종합출판사에서 지식정보분야를 포괄하는 디지털 인터넷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인터넷사업본부를 발족하고 인터넷과 뉴미디어분야 중심으로 회사의 인적·물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비즈니스는 1세대격인 순수 인터넷기업들이 선도해왔습니다. 사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시장이 팽창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오프라인기업들 또한 인터넷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비즈니스의 진면목은 이제부터 전개될 것입니다.』
웅진출판은 창립 20주년을 맞는 올해 4월 1일을 기해 회사이름도 웅진닷컴(Woongjin.com)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웅진은 출판 및 교육사업을 통해 두가지 핵심역량 즉, 다양한 콘텐츠와 유통부문에 대한 차별화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넷 시대에는 지식정보의 효율적인 수집과 가공 및 유통이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웅진이 보유하고 있는 핵심역량은 다른 어떤 회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난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윤 회장은 웅진닷컴이 다른 기업들과 달리 기존 오프라인 사업과 새로운 온라인 사업을 조화시킬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고 강조했다.
웅진이 추구하는 인터넷비즈니스 모델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간의 충돌과 마찰로 인터넷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회사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례로 학습지사업의 경우 온라인 콘텐츠와 방문교사간에는 매우 밀접한 보완관계를 지닐 것입니다. 방문교사는 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을 통한 학습지도와 온라인을 통한 재미를 더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같은 온·오프라인의 통합은 어린 학생들이 자연스레 인터넷을 배우고 알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줄 것입니다.』
윤 회장은 웅진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미국의 반스&노블처럼 오프라인에 막대한 유통망을 갖추고 있지 않아 온라인 강화로 인해 오프라인이 취약해질 염려도 없다며 활짝 웃었다.
웅진의 가장 큰 강점은 다양한 연령층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회원들이다.
DB화한 방문판매 고객, 학습지와 잡지의 회원제 고객을 합쳐 250만명에 이르며 영·유아부터 40대까지 신규고객이 매년 50만명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웅진은 학습지·단행본·전집·잡지 등 다양한 영역의 우수한 콘텐츠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사내외 인력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으로서 필요한 유통·고객·콘텐츠 등 소위 3C를 이미 확보한 셈입니다.』
대부분의 오프라인 업체 최고경영자들이 인터넷을 받아들이기 버거운 존재로 인식하는 반면 윤 회장은 매우 반기는 분위기다.
창업이래 줄곧 지칠 줄 모르고 신규사업을 개척해온 윤 회장은 『시장과 고객의 변화속에서 새로운 사업을 창출해내는 인터넷비즈니스야말로 자신의 경영스타일과 궁합이 잘 맞는다』며 55세라는 적지않은 나이를 잊은 듯 들뜬 목소리다.
『인터넷혁명 덕분에 웅진은 최고의 기업반열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이 아니고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지요.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입니다.』
윤 회장은 인터넷혁명을 웅진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와 결의를 다지며 잠시 말을 잊었다.
윤 회장은 최근 최고경영자들의 가치를 주식처럼 거래하는 모 인터넷 CEO스톡에서 재계 5번째를 기록했다. 인터넷비즈니스에서 CEO의 역량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윤 회장의 창의력과 혁신적인 경영자세는 높이 살 만하다.
『웅진닷컴을 전 세대를 포괄하는 종합 허브사이트로 만들고 인터넷업체들과 다양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한편 사내 벤처를 활성화해 E인규베이터 역할을 하겠다』고 역설하는 윤 회장은 올해에만 300억원 이상을 투자, 온라인 고객을 200만 이상 확보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