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적인 대용량 저장장치 전문업체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지난해 12월 국내 저장장치 전문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코스닥에 등록,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창명정보시스템의 조승용 사장(47)은 EMC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대용량 저장장치 전문업체로 한단계 발돋움하기 위해 2000년을 세계화 원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앞으로 3년 동안 86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모든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를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상반기에 ISO 9001을 비롯해 FCC, UL 등 국제 인증규격을 획득할 예정이다.
특히 아시아의 신흥 정보통신 국가로 떠오른 말레이시아를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전략 아래 3월 중순께 말레이시아의 국영 및 민간기업과 함께 현지 합작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54만달러를 투자할 합작사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지식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MSC프로젝트」의 20개 국책과제 가운데 하나로 선정된 대용량 저장장치 개발사업을 단독으로 맡아 수행하게 된다.
『제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해 인터넷시대를 맞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엔터프라이즈급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96년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대용량 온라인 저장장치인 「큐레이드」시스템을 앞세워 미드레인지 시장에서 나름대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놓고 있다.
또 다수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를 연결해 거대한 용량을 지닌 하나의 대형 드라이브처럼 사용하고 데이터의 자동복구 기능을 지닌 큐레이드시스템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연평균 25%씩 매출이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360억원의 매출액으로 전년대비 무려 70% 이상의 놀라운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매출목표인 510억원을 달성해 주요 저장장치 업체들과 매출부문에서 당당히 어깨를 견주면서 동시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엔터프라이즈급 시장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게 조 사장의 판단이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최근 리셀러 조인식을 체결하고 이달부터 썬의 엔터프라이즈급 대용량 저장장치인 「T300」을 공급하기로 하는 한편 상반기 성능과 기능을 크게 향상한 자체 신모델 2종(모델명 큐레이드 MX/FX)을 새로 투입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대용량 저장장치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특화된 솔루션 개발을 개발하고 사업다각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창명정보시스템은 LG정보통신과 공동으로 차세대 이동통신 교환시스템에 필요한 통합메시징시스템용 네트워크 어태치드 스토리지(NAS)레이드 시스템과 이의 운용상태를 감시하는 관리·모니터링 툴을 개발해 4월말께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벤처기업인 스토리지온넷사에 자본 출자를 통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웹스토리지 호스팅사업에도 본격 뛰어들 계획이다.
이외에도 요즘 한창 주목받고 있는 인터넷 서버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썬의 솔라리스를 탑재한 초박형 인터넷 파일서버를 자체 개발하는 한편 국내 업체인 신텔정보통신과 함께 다중서버·로드밸런서·스토리지시스템을 한데 묶은 인터넷 전용 서버·스토리지 패키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남몰래 모교에 장학금으로 40억원 상당의 주식을 선뜻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데 대해 조 사장은 『코스닥에 등록한 일부 벤처기업과 직원들이 큰돈을 벌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많은 벤처기업가들이 불우이웃을 돕거나 공익을 위해 돈을 쓰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