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반도체(ASIC)는 메모리반도체만큼 수출과 수입 대체 효과가 큰 산업입니다. 업계의 끊임없는 노력은 물론이고 정책 당국의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최근 ASIC설계회사협회(ADA)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정자춘 아라리온 사장(48)은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일어나는 올해는 ASIC업체에 매우 중요한 해』라면서 『회원사들이 흘린 땀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정 회장은 국내 ASIC 설계 분야의 몇 안되는 전문가다. 고려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인 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자동설계기술 개발부, 현대전자 시스템IC연구소, 아라리온 첨단기술연구소장 등을 거치면서 15년동안 줄곧 이 분야만을 연구했다. 국내 ASIC산업의 활성화에 남다른 애착을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메모리에 치우친 국내 반도체 산업의 불균형 현상이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3년 뒤에는 국내 ASIC업체 매출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하고 매출 1000억원대의 업체도 나타날 겁니다. 이쯤되면 하나의 산업군으로 자리잡는 것도 시간문제가 아니겠어요?』
정 회장은 국내 ASIC산업 발전을 위한 복안을 여러개 준비해놓았다.
하나는 ASIC 전문 창업투자회사 설립. 정 회장은 『대양창업투자를 ASIC산업 전문 창투사로 만들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기금 조성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우선 올 연말까지 100억원 이상의 기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책 당국과의 대화 창구 확립도 ADA의 급선무다. ASIC업체들은 지난해 독자적인 연구조합 설립 문제로 반도체연구조합과 마찰을 빚기도 했으나 반도체연구조합내 분과위로 귀결 지은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 회장은 또 협회 차원에서 성남에 ASIC단지를 조성하는 계획과 ASIC 전용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계획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게 ADA 운영의 활성화다. 그는 1억원의 운영자금을 조성하고 전문인력도 확충해 회원사에 대한 지원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원사들이 그동안 제 갈길 가기에 바빴습니다만 이제 기술 개발도 어느 정도 마무리됐습니다. 업계 전반에 일고 있는 활기를 북돋울 수 있도록 제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