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빗2000 특집>박람회의 도시 하노버

하노버는 박람회의 도시다. 독일 중북부 지방에 있는 니더작센주의 수도로 지난 47년부터 국제 규모의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세계적인 박람 전문도시로 주목받아 왔다.

인구 70만명에 불과한 이 도시는 매년 5개의 권위 있는 산업투자 박람회가 열리며 연간 250만명 이상의 바이어들이 몰린다. 특히 매년 2월 말에서 3월 초에 열리는 세빗(CeBIT(Center for Bureau, Information, Telecommunication)은 그 해 전세계 정보통신 분야의 기상도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지난 4, 5년새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컴덱스 중심의 컴퓨터 정보통신 분야의 전시회로 향하던 국내 정보통신 산업계의 발걸음이 급격히 유럽으로 향한 것도 하노버 전시회 때문이다.

이처럼 하노버 전시회를 유럽의 대표적인 전시회로 끌어올린 주역은 도이치 메세(Deutsch Messe)사. 상근직원이 700여명으로 유럽 시장을 여는 교두보로 인식되면서 연간 매출액이 1700억원을 넘는 매머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박람회장은 25개 상설전시관의 전시장 규모만 47만여㎡다. 도이치 메세가 주최하는 각종 전시회의 특징은 이미지 정보를 철저히 배제하고 비즈니스 중심의 제품만을 전시한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정보통신관련 전시회인 세빗은 전세계적인 정보화 사회 발전 추세에 따라 가장 핵심적인 전시회로 부상한 지 오래다.

이 행사는 총 25개 전시회에 통신기술을 비롯, 인터넷, 컴퓨터, 보안, 사무자동화, 공장자동화에 이르는 첨단 정보통신 관련 기술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준다. 이 전시회는 지난 86년 하노버 메세에서 전자 정보통신 산업 분야가 별도로 떨어져 나와 지금에 이르렀으며 전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성공적인 전시회로 인정받고 있다.

세빗만 놓고 볼 때 하노버 메세에서 최초로 분리돼 열린 지난 86년에는 2000여 업체가 출품해 약 33만5000명을 유치했지만 15년이 지난 올 전시회에서는 전세계 100여 개국 70만명의 내방객이 방문할 정도로 성장했다.

세빗쇼 기간 동안 하노버 시민 70만명, 세빗 참관 인구 70만명, 전시를 지원하기 위한 유동 인구 70만 등 총 210만명의 인구가 하노버 시내에 운집하게 된다. 하노버 박람회 측이 지난 96년 참관객이 75만명에 이르자 이후부터 참관객을 줄여 70만명을 넘기지 않으려고 노력할 정도로 그 명성은 날로 성가를 더 하고 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