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파로 쇠락했던 중견 가전업체들이 속속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해태전자·만도공조·동양매직 등 IMF 한파로 인한 경기 침체로 부도를 냈거나 큰 폭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생존을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 경영활동이 크게 위축됐던 중견 가전업체들이 올해는 매출목표를 크게 늘려잡고 사세 회복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중견 가전업체들이 올들어 사세 회복을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IMF에서 벗어나면서 국내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데다 그동안 추진해 온 구조조정 및 외자유치 등의 노력으로 경영전반에 걸쳐 안정을 되찾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IMF 한파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던 중견 가전업체들이 조만간 IMF 이전 수준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견 종합 가전업체인 동양매직(대표 윤홍구)은 IMF 이후 지난해까지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색상품 사업을 정리 △30% 정도 감원 △자산 매각 △서비스부문 분사 △동양산업기계와의 통합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으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24% 늘어난 2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 아래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동양매직은 특히 올해를 「도약의 해」로 삼아 상반기중에 코스닥에 등록하고 외부투자를 유치해 사세를 대폭 확장하기로 했다.
오디오 전문 중견업체인 해태전자(공동관리인 허진호·남기호 http://www.hte.co.kr)도 지난 97년 11월 부도 이후 줄곧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는 마찬가지. 지난해까지 인력을 3600여명에서 1700여명으로 대폭 감축했으며 ITS·반도체장비·워크스테이션·NT 등 비수익사업군과 총 350개에 달하는 비수익제품 사업을 정리했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출자전환에 대비해 자본금을 기존 667억원에서 66억7000만원으로 90%나 감자했다.
그러나 해태전자는 올해를 「새로운 출발의 해」로 삼아 본격적인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해태전자는 올해 오디오부문에서 2700억원, 통신부문에서 2300억원을 달성, 지난해보다 1700억원이 늘어난 총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으로 다양한 신제품 개발 및 판촉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태전자는 특히 지난 10일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받아냄으로써 이 같은 정상화 추진에 한층 가속을 붙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1월 스위스은행의 자회사인 UBS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만도기계의 위니아사업본부에서 독립한 만도공조(대표 황한규) 역시 부도 이후 줄곧 외자유치를 추진하면서 존폐 위기까지 몰리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올해는 에어컨 1000억원, 김치냉장고 2800억원, 차량용 및 산업용 공조부품 3000억원 등 총 6800억원의 매출계획을 세우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주력제품 가운데 하나인 김치냉장고 「딤채」가 새로운 한국형 주방가전 제품으로 자리를 굳힘에 따라 조만간 중견 가전업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중견 AV업체인 아남전자(관리인 염동일 http://www.aname.co.kr)는 최근 법정관리 최종 인가를 받아 대폭적인 부채탕감 및 출자전환이 이뤄짐에 따라 올해 오디오 및 TV 등으로 총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