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무기기(OA) 분야의 디지털화는 10%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매우 낮습니다. 반면 일본의 경우 전체 시장에서 디지털기기 비중이 80%에 육박하고 있으며 한국에 비해 경제력이 떨어지는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도 20∼30% 수준에 이릅니다.』
한국후지제록스의 노부야 다카스기 회장은 『국내 사무기기 분야의 디지털화가 낮은 것은 국내 기업체들의 사무기기 분야의 생산성에 대한 인식이 낮은데다 복사기 업계의 마케팅력 부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이는 반대로 국내시장 성장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다카스기 회장은 이에 따라 올해 경영목표를 국내 디지털복사기 시장기반 확대와 초기 시장주도권 확보에 두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기업고객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후지제록스는 지난 96년 「에이블시리즈」라는 디지털복사기를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국내 사무기기 디지털화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지난 97년말 IMF 한파를 맞이하면서 디지털복사기 시장은 저가형 아날로그 제품에 밀려 당초 예상과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올해는 우선 일본 후지제록스에서 생산해온 디지털복사기 가운데 일부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할 것입니다. 이는 국내 시장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국내 디지털복사기 공급가를 낮추고 해외 수출까지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카스기 회장은 이와 함께 기존 주력인 아날로그 복사기 사업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복사기 시장이 향후 디지털화로 급속히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 아날로그 제품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이와 관련, 최근 인쇄속도 분당 10장 안팎의 저급기에서부터 20∼30장의 중급기, 40∼50장의 고급기까지 20여개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했으며 이달 들어 프린터와 복사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복합기 제품을 출시했다.
『복사기는 단순한 단품 판매방식으로는 사업확대에 한계가 있습니다. 고객에게 용지 등 각종 소모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철저한 AS를 바탕으로 한 고객과의 밀착영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카스기 회장은 이에 따라 최근 대리점 유통망보다는 직판사업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단품 판매방식을 벗어나 솔루션 형태로 영업방식을 전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제품 가격 전략보다는 수익성과 고객 지향적인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240억원이 늘어난 209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고 세전 순익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55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