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전략품목 기술과 시장>3회-메모리(D램)

마이크로프로세서(CPU)의 처리속도는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데 반해 PC의 성능향상은 이에 늦어지고 있다. 이는 PC에 아무리 고성능 CPU를 장착하더라도 메모리나 주기판 등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CPU의 연산속도를 따르지 못해 데이터처리에 병목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램의 고속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데이터 전송속도가 향상된 D램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어 향후 2∼3년 내에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속D램 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고속D램으로는 램버스D램, 더블데이터레이트(DDR)D램, 싱크링크D램(SLD램) 등이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D램 시장경쟁

차세대 D램시장은 현재 △인텔이 주도하는 램버스D램 △삼성전자 중심의 싱크로너스D램 △기존 싱크로너스D램의 기능을 개선한 PC133 규격의 SD램 등 3파전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당초 차세대 메모리 표준으로 확실시되었던 램버스D램은 인텔의 램버스D램 칩세트인 카미노의 출시가 연기되면서부터 시장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제2의 CPU업체인 미국 AMD가 차세대 제품인 「K7-애슬론」에 PC266 규격의 DDR 싱크로너스D램을 채택키로 결정한 데다 삼성전자 등 세계 유력 반도체 및 컴퓨터업체들이 AMI2(Advanced Memory International Inc)라는 법인을 결성해 DDR2 규격으로 고속D램 표준화를 공동 추진중이다.

이처럼 D램업계에 반램버스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표면적인 명분은 전기 및 온도특성이 완전히 다른 다이렉트램버스D램을 PC에 채택할 경우 과다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 반램버스D램연합의 주장이다.

그러나 램버스D램 채용을 주도하고 있는 인텔은 생산원가 상승은 램버스D램뿐만 아니라 DDR SD램에도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원가를 대폭 줄인 램버스 지원보드 개발을 추진, 램버스용 칩세트인 카미노가 출시될 예정에 맞춰 주기판업체에 제공할 예정이다.

최근 램버스 채택을 고집하던 인텔측이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세트업체들과 D램업체들이 대안으로 제시한 PC133 규격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차세대 메인메모리 표준경쟁은 램버스의 절대우세에서 3개 기술 공전으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PC제품 가격계층화에 따라 가격과 성능에 맞는 메모리를 선택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세계 D램시장 동향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퀘스트는 최근 전세계 D램시장이 올해 361억달러, 2001년 사상 최대규모인 599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장기전망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D램시장이 사상 최대였던 95년 당시 시장규모는 418억달러 수준이었다.

데이터퀘스트의 이같은 시장전망치는 D램업체들의 설비투자가 98년의 절반 수준인 100억달러에 불과, 예년과 같은 공급과잉 사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와 함께 수요 측면에서도 PC판매량이 매년 14% 정도로 안정적으로 성장, 2002년 1억5700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시스템당 평균 메모리 용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데 따른 것이다.

◇국내 D램시장 동향

지난해 국내 총 메모리 시장규모는 약 33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이 중 D램이 21억6000만달러로 총 64.7%를 차지하고 있다. D램시장은 오는 2001년을 고비로 비트당 가격하락폭이 급격히 낮아질 전망이다. SD램의 경우에는 이동전화시장의 호황으로 꾸준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며 S램시장은 PC속도를 높이기 위해 캐시메모리 채택이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안정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정혁준기자 ju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