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계열사 주가 끝없는 『추락』

「현대그룹 계열사 주가 왜 이러나.」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들어 일부 현대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면서 그룹 각 계열사들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들여 자기주식을 매입하고 공시를 강화하는 등 주가관리에 부심하고 있다.

23일 현재 현대그룹 계열사 중 액면가를 밑돌고 있는 종목으로는 현대종합상사(3490원), 현대정공(4150원), 현대강관(2400원), 대한알루미늄(2960원), 현대건설(3875원), 인천제철(4430원), 울산종합금융(1880원) 등 상당수에 이른다. 또 기아자동차와 현대상선 등도 액면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특히 현대그룹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현대전자와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 1월 4일 주가에 비해 각각 27%와 36.7% 하락했다.

이외에도 현대중공업(-25.3%), 현대종합상사(-27.3%), 기아자동차(-25%), 현대엘리베이터(-9%) 등 대한알루미늄을 제외한 대다수 계열사의 주가가 연초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한알루미늄은 23일 현재 지난 1월 4일에 비해 겨우 8% 오르는 데 그쳤다.

굿모닝증권 구본준 연구위원은 『현대그룹 계열사 중 특히 현대전자의 주가가 예상외로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엔화약세와 반도체 현물가 하락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오는 3월 윈도2000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인텔 펜티엄Ⅲ칩이 정상적으로 공급될 예정이어서 반등을 위한 재료는 풍부하나 문제는 현대전자의 주가관리 의지가 문제』라고 밝혀 기업차원의 주가관리체제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들은 주가안정을 위해 자기주식 매입공시를 내는 등 주가관리체제에 들어갔다. 우선 현대중공업이 자기주식의 주가안정을 위해 2000억원의 자사주펀드를 조성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자기주식 취득을 22일 결의했다. 현대엘리베이터도 90억원을 들여 오는 5월까지 자사주 50만주를 매입하겠다고 나섰다.

또 지난 1월에는 현대상선과 현대미포조선도 1500억원과 150억원 규모의 자사주펀드를 조성, 주가관리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계열분리된 현대해상화재도 22일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으며 금강 역시 최근 500억원의 자사주펀드를 조성했다고 공시해 계열사 이외의 관련기업들도 주가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주가가 여타 어느 기업보다 낮은 것은 체계적인 주가관리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급변하는 산업환경에의 대응체계가 제대로 안돼 있기 때문』이라며 『삼성물산과 현대상사와의 주가가 차별화됐듯이 다른 계열사도 급변하는 산업흐름을 타지 못하면 여타 그룹사와의 주가차별화 현상이 상당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