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능 지원(Full Rate)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모뎀보다 가격이 30% 이상 저렴하고 일반 다이얼업 모뎀처럼 일반 사용자가 손쉽게 설치할 수 있어 향후 ADSL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여겨졌던 UADSL(Universal ADSL) 모뎀의 국내 보급이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국내 중소업체들이 기대했던 모뎀과 같은 ADSL 직판 시장이 상당기간 연기될 것으로 보여 시장 전략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반부터 국내에 보급될 것으로 예상됐던 UADSL에 대해 일부 장비업체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면서 상당기간 국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거나 아예 시장에 등장하기도 전에 사장될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UADSL의 장점으로 부각됐던 제품간의 완벽한 호환성, 신호분류기(스플리터) 불필요, 손쉬운 설치 등의 요인이 현재까지 제대로 구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ADSL 칩세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알카텔, 아날로그디바이스사 등은 최근까지도 UADSL 칩 표준화에 대해 방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이 업체들이 ADSL 칩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양사가 UADSL 전용 칩보다는 ADSL 칩에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ADSL이나 UADSL 둘다 지원하는 방식을 선호, ADSL처럼 상당기간 표준화가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UADSL 모뎀이 개발되더라도 현재 ADSL 설치처럼 통신사업자가 지역별로 모뎀과 사업자 장비를 선정하고 또 직접 설치해야 하는 수고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UADSL 모뎀이 아직까지도 기술적인 난점으로 스플리터가 이용돼야 한다는 점도 UADSL 무용론의 한 요인이다.
현대전자의 한 관계자는 『현재 출시된 UADSL 전용 칩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음성과 데이터를 분리하는 역할의 마이크로필터가 사용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결국 칩세트 부분에서는 가격하락 요소가 있지만 스플리터의 사용으로 UADSL과 ADSL 모뎀간의 가격차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국통신, 하나로통신이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소비자에게 ADSL은 8Mbps의 속도라는 점을 각인시킨 것도 최대 1.5Mbps의 속도를 지원하는 사업자들이 UADSL 사용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등장했다. 한국통신이나 하나로통신의 관계자들도 『아직까지 UADSL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고 ADSL이 대량 생산되면서 UADSL과 가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연내에는 UADSL 구매가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반면 UADSL 칩을 개발한 삼성전자 측은 『국내 네트워크 백본망을 고려해 볼 때 8Mbps의 가입자 속도는 무리』라며 『조만간 UADSL 전용 칩이 출시되면 기존 ADSL 칩에 비해 30% 이상 저렴한 데다가 통신사업자들도 속도경쟁이 실상과 동떨어졌다는 의식이 팽배해 내년에는 UADSL이 일정한 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G.Lite 또는 G.992.2라고도 불리는 UADSL은 현재의 아날로그 모뎀에 비해 25배 빠르지만 ADSL보다는 5배 정도 느린 1.5Mbps의 다운로드 및 512Kbps의 업로드 속도를 제공하는 ADSL 기술 중 하나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