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밀레니엄에는 기술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술 패권주의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때문에 기업의 옥석을 구분하는 첫번째 기준은 당연히 기술입니다. 기술집약형 중소기업인 벤처기업은 특히 기술력이 중시돼야 합니다.』
민간 연구소의 결집체인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주축이 돼 지난해 9월 설립한 밀레니엄벤처투자의 김승재 사장(46)은 투자기업의 선정기준과 관련, 「기술은 곧 경쟁력」이라며 기술로 승부하는 벤처기업을 무엇보다 선호한다고 말했다.
기술에 포인트를 두는 것은 이 회사 설립 배경 및 김 사장의 경력과 무관치 않다. 이 회사는 기술 중심의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산기협 및 회원사가 주축이 돼 만든 벤처캐피털이다. 김 사장은 경기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거쳐 산기협에 들어와 현직 상무에 오르기까지 18년간 연구개발(R&D)분야의 일선에서 활약한 「기술통」이다.
『현재 산기협은 회원사만도 약 2700여개에 달합니다.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연구소가 복수로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5000여 민간 연구소 중 3000개 이상이 산기협의 멤버인 셈이죠. 산기협은 특히 국산신기술(KT)마크 인증업무까지 주관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거의 모든 국내 기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봐야지요.』
김 사장은 밀레니엄벤처투자가 산기협 하나만으로도 기술적 백그라운드 분야에서는 어떤 벤처캐피털보다 강점을 지녔다고 말한다. 밀레니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 서울공대와 전략적으로 손을 잡았으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고려대·한양대 등과도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다. R&D의 양대 축인 연구소와 대학을 연결, 강력한 기술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현재 국내 벤처투자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과 정보통신은 산업 및 기술 트렌드상 앞으로도 상당히 유망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문제는 국제적인 비교우위를 갖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느냐겠죠. 우리는 시스템보다는 기술력이 중시되는 핵심부품에 관심이 많습니다. 장기 유망업종인 의료건강(헬스케어)이나 환경 역시 기본은 기술입니다.』
김 사장은 산기협이 추진중인 「밀레니엄엔젤클럽」과 밀레니엄벤처투자를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국내외 관련기관 및 벤처캐피털과의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는 알찬 벤처캐피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