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문화산업비전 21」이라는 5개년 발전계획을 마련한 것은 지식기반의 정보화시대를 맞아 문화산업의 육성이 국가적·시대적인 과제라는 인식전환에 따른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디지털경제의 확산으로 게임·영화·음반 등은 디지털문화 콘텐츠로 갈수록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도 국내 문화산업의 현실은 열악하다는 반성이 깔려 있다.
98년 기준으로 국내 문화산업 시장규모는 총 149억달러로 1조2092억달러 수준인 세계시장의 1.24%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GNP나 수출규모 등을 고려할 때 국내 문화산업은 한마디로 가장 낙후된 분야 중 하나다. 더욱이 주요 문화산업분야에서 외국상품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98년을 기준으로 할 때 외국 문화상품은 영화의 75%, 비디오 80%, 게임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문화산업은 갈수록 위축될 수밖에 없으며 특히 타임워너·디즈니와 같은 문화산업 공룡기업들이 세계 문화산업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문화산업의 경쟁력 부재는 민족문화 및 국가경쟁력의 상실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따라 문화부는 2003년까지 총 2조9328억원을 투자하는 한편 각종 제도개선 등을 통해 문화산업을 21세기 국가기간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얼마나 투자되나=관계부처와의 협의와 매년 예산편성 계획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문화부는 2000년 3360억원, 2001년 6697억원, 2002년 8143억원, 2003년 8542억원 등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분야별로는 영상산업 6158억원, 게임 1558억원, 음반산업 1556억원, 출판산업 1만659억원, 문화상품 1896억원 등이며 사업추진 기반조성을 위해 7501억원이 투자된다. 문화부는 올해에는 게임과 영상분야에 집중투자를 하고 2001년 애니메이션 및 방송, 2002년 문화상품과 음반 등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영상산업 분야=위성·디지털방송을 계기로 첨단 영상·방송 제작기반을 확충해 방송영상물 제작규모를 73억달러(세계시장의 4.3%)로 늘리고 한국영화의 국내 시장점유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서울종합촬영소를 첨단영상기지화해 녹음·현상·촬영 등 영화제작 전과정의 원스톱서비스 체제가 구축되고 영상과 관광을 접목한 체험형·자연친화형 영상테마파크 「시네밸리(Cine Valley)」가 조성될 전망이다.
기획·제작·배급 전문 영상투자조합이 10개 이상 설립되고 2000년 말까지 표준전산망 구축작업이 완료되며 가칭 「영상기술전문대학원」이 오는 2002년 설립된다.
애니메이션분야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창작애니메이션지원센터에 130억원이 지원되고 애니메이션 전용극장도 설립된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대작 제작을 위해 애니메이션 국가프로젝트(50억∼80억원)도 추진된다. 문화부는 3월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해 영상분야 진흥종합계획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게임분야=세계 3대 수출게임강국 진입이 목표다. 현재 3629평 규모인 게임종합지원센터가 오는 2003년까지 8000평으로 확장되고 공동장비실에 첨단게임개발기가 도입된다. 해외수출, 마케팅, 경영 및 정보지원 등의 기능이 크게 보강될 전망이다.
게임개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초분야의 지원에도 나서 게임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게임아카데미」가 오는 9월 설립되고 게임프로듀서과정 등 3개 교육과정이 신설된다. 첨단기술개발 등을 위해 올해안으로 「게임연구소」가 설립되고 게임플랫폼, 체험형 시뮬레이터, 첨단 복합영상단말기 등 연구개발 지원, 게임용 가상현실(VR)기술개발을 위한 산·학 합동프로젝트가 내년부터 오는 2003까지 추진된다. 아케이드게임 업체를 집적화하는 「게임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올해부터 2003년까지 추진된다.
게임분야의 병역특례제도가 도입되고 올해안에 게임기술자격제도가 신설된다.
이밖에도 2000년과 2002년에 각각 150억원 규모의 게임투자조합이 결성되고 2001년에는 국제게임엑스포(EXPO)가 열리게 된다.
◇음악산업=세계 10위권 진입이 목표다. 올 10월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에 「음악산업지원센터」가 설립되고 뮤직아카데미가 개설된다. 유통전산화 및 공동배송망 운영을 위해 음반 BAR코드, POS시스템 구축 등을 위한 표준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물류센터의 설치(중앙센터 : 2000년, 지방거점 5개소 : 2001∼2002년)와 음반정보 DB구축 및 포털사이트 개설 등이 추진된다. 남이섬에 자연과 음악을 주제로 한 「노래테마파크」도 조성된다.
◇문제점=무엇보다도 예산확보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문화부의 안대로라면 올해 당장 2509억원의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이같은 금액은 올해 전체 문화부 예산 9315억원의 26.9%에 해당한다. 또한 2001년에는 올해보다 51% 늘어난 3800억원을 확보해야 하는 등 2003년까지 1조6276억원을 조성해야 한다. 1년 예산이 1조원 규모인 문화부로서 감당하기 힘든 액수다. 올해 851억원을 시작으로 2003년까지 총 1조3052억원을 조성해야 하는 민간투자자금도 문제다. 문화부는 벤처투자자본과 조합 등에 기대고 있지만 사업성과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줄어들 수 있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문화산업진흥기금이 2003년까지 5000억원 규모로 늘어나며 이외에 국고 및 지방비 등 공공자금이 1조1000억원 정도 마련될 것』이라며 『1조30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민간자본도 쉽게 유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