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TRS시장 TETRA관심 고조

주파수공용통신(TRS)업계에 유럽표준인 TETRA(Terrestrial Trunked Radio)방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이것이 향후 국내 TRS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올 변수가 되지 않을지 주목받고 있다.

현재 모토로라의 아이덴(iDEN)과 파산한 지오텍의 FHMA방식 양대진영으로 나뉜 TRS업계는 계속되는 불황과 사업침체로 인해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탈출구 확보에 진력하고 있다.

특히 아남텔레콤·서울TRS 등 FHMA사업자들은 장비 원천 공급업체 지오텍이 파산하면서 장비의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고 차량부착형 단일모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곤란을 겪고 있다.

◇왜 관심끄나=우선 아이덴 진영에 비해 절대적 열세에 놓인 FHMA사업자들의 장기적인 불황에 따른 상황적 한계를 들 수 있다. 어떻게든 벼랑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함이 이들 FHMA사업자로 하여금 TETRA방식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최근 TETRA방식의 시스템과 서비스가 유럽지역에서 상용화하면서 많은 국가가 이를 국가표준으로 인정하고 있고 세계시장에서도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모토로라의 아이덴이 독주해서는 서비스 개선이나 장기적인 TRS시장 발전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상호경쟁을 통한 서비스 개선, 그에 따른 가입자확보와 사업회생을 국내 FHMA사업자들은 원하고 있다.

◇문제는 없나=TETRA진영의 주력기종은 400㎒대역으로 우리나라에서 허가된 TRS서비스 주파수대역인 380㎒와 800㎒에 맞지 않는다.

또한 FHMA사업자들이 과연 TETRA를 도입하고 그에 따른 시스템, 장비투자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여력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다. 역시 해결이 쉽지 않은 부분이다.

더욱이 국내 통신시장 환경이 유럽이나 미주처럼 TRS를 받아들일 만큼 유연하지 못하다는 점도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이동전화가 다른 무선통신서비스를 전방위에서 잠식하는 상황에서 유럽의 TETRA업체들이 섣불리 한국 시장에 덤벼들진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전망=몇가지 중대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TRS업계 내부에서 TETRA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TETRA가 갖고 있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모토로라의 아이덴과 달리 개방형 소스체계라는 점이다. 유럽에서 노키아·시모코·마르코니 등 다수의 이동전화단말기업체들이 생산 경쟁에 나설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장비개발의 용이성, 생산의 경제성, 부가서비스 도입의 편리성 등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현재의 400㎒대역의 장비를 800㎒대역 장비로 생산하는 것도 그리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국내 FHMA진영의 업체와 유럽지역의 서비스·장비업체간에 전략적 제휴를 체결, 유럽쪽에서 시스템과 기술·자본을 대고 국내 업체가 한국에서의 서비스 관리와 마케팅을 맡는다면 결국 세계시장 공략을 노리는 TETRA진영과 사업회생을 바라는 국내 FHMA업체간의 그야말로 윈윈게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TETRA의 특성상 다수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장비는 물론 서비스가격까지 경쟁을 통해 깎아내릴 수 있다면 가입자 확보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좀처럼 살아날 것 같지 않은 국내 TRS시장에 멀리 유럽에서부터 불고 있는 TETRA훈풍이 어떤 변화를 몰고올지 기대가 높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